지난해 6월21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2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검찰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윤석열정부가)이건 작정을 하고 정치보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정치보복을 해대면 그냥 맞고 있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도를 넘지 말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임 전 실장이 가세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누가 봐도 구속영장 청구는 지나치다. 앞서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해서 구속적부심이 기각 됐는데도 또 청구를 했다. 이게 무슨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도 진짜 아니고"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낸 것과 관련해 "그 전에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때도 대통령이 많이 답답해하셨는데, 서훈 전 실장은 문재인정부의 안보수장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대통령으로서는 당시에 어떤 안보 현안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부정하고 나오는 것으로 보고 더는 참으실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완전히 기획수사에 의한 정치 보복이 무작위로 지금 진행이 되고 도를 넘고 있다고 본 것"이라며 "여기서 더 가면 이것은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보셨기 때문에 직접 입장문을 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은 검찰의 수사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조작이니 은폐니 하는 대목들의 내용을 봐라. 어디서 따로 했다는 것이 아니고 당시 현안이 발생했을 때 1시에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어서 거기서 조작했다는 것"이라며 "당연히 안보 현안이기 때문에 보안에 신경 써 달라는 이야기를 지금 은폐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 전 실장은 "지금 이 상황은 대한민국 체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없이는 저는 절대로 전개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제히 모든 부처가 아무런 새로운 근거 없이 판단을 번복하고 이만한 사안을 가지고 서훈 전 실장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없이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그는 "이 사안을 다시 들추게 된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부처로부터 어떤 보고를 받고 판단 번복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또 서훈 국정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는지 윤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슨 수사 중인 사건이라 적절치 않다, 그런 소리 하지 말라"며 "정말로 이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뭔지 다시 한번 저는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