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운송복귀 거부자와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행위자에 대해 전원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 정유·철강 등 운송차질이 발생한 업종에 대해서는 필요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하여 반복적 불법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에는 타협없이 끝까지 책임을 묻는 엄정 대응 원칙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우선 정부는 이번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전국 경찰부대·교통·형사·정보 등 가용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24시간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운송복귀 거부자는 물론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행위자에 대해 전원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의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현장 조사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화물연대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저지한 데 대해서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경찰과 공동으로 대처해 이를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정부는 집단운송거부 종료 후에도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계속 조사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또 "집단운송거부 미참여자, 화주 등에 대한 폭행·협박 및 화물차량 손괴에 대해서는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엄정한 처벌을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운송거부에 참여하지 않거나 업무에 조기 복귀한 사람들에 대해 보복을 예고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국가가 그분들을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경찰에 전담 수사팀을 신설해 최단시간 출동 시스템을 갖추고 경찰서 수사팀장을 피해자 보호관으로 지정해 피해자 신변을 보호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 지자체 합동대응체계를 구축해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업무개시명령 미이행 운수종사자 등에 대해 강력한 행정처분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정유,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는 입장이다.
추 부총리는 "정유·철강 등 운송 차질이 발생한 업종에 대해서도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제반 준비를 완료했다"며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국가경제위기 우려 시 업무개시명령 발동 절차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심각한 물류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가용 유상운송 허용 대상을 일반형 화물차(8톤 이상), 유조차 외에 곡물·사료운반차까지 확대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할 방침이다. 또 군차량을 중장비 수송차량 50대 등 최대한 추가 투입해 긴급 운송수요에 대응하고 신규 군위탁 컨테이너 차량 도입 확대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에 따라 정상적인 운송을 하고 있는 차주 등에 대한 문자·전화 협박, 진입로 통행 방해 등 운송방해행위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이들 행위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종사자격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종사자격 취소 시 2년 내 재취득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또한 운송거부 차주에 대해서는 유가보조금 지급을 1년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대상에서도 1년간 제외하겠다"며 "앞으로 집단운송거부 상황 등의 재발에 대비해 운송사 직영차량에 대해서는 신규공급 허가를 우선 추진하고, 철도 물류 육성을 통한 수송전환 확대 등 물류체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더 시간을 끈다고 정부 입장이 약화되지 않는다"며 "집단운송거부를 조속히 철회하고, 하루빨리 현업으로 복귀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와 관련해 운송 복귀 거부자와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행위자 전원을 사법 처리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