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는 한국 배터리 업체와 자동차 업체, 그리고 배터리 부품 소재회사들에게는 위기보다는 앞으로 큰 기회로 다가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김광주 대표는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IRA가 우리나라 최대의 경쟁자인 중국 배터리셀과 부품 회사들의 미주 지역 진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중국의 경쟁 배터리 회사, 특히 CATL은 미국이나 멕시코 등에 배터리셀 제조공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IRA를 계기로 계획을 접고 대신 미국에 증설하려던 생산시설을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돌리는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배터리와 부품 소재 회사들은 미국에서 앞으로 중국이 가져가려는 시장 점유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이에 맞춰 미국 투자를 추가하거나 가속화하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사진=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아울러 2023년 1분기 추진된다고 알려진 '유럽판 IRA'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여파가 상대적으로 더 적을 것이라는 취지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유럽도 미국 IRA와 비슷한 정책을 검토 중에 있으나, 중국과의 그간 관계를 가지고 유추해 볼 때 미국보다는 다소 강도가 떨어지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RMA가 유럽 전지 생산능력, 유럽에서의 한국 배터리 점유 증가에 도움되겠느냐'는 질의에는 "지금 (입법 추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답변했다.
CRMA 여파 강도를 상대적으로 낮게 예측한다고 해서 지역 시장의 중요성까지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주춤했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 중이라는 시각을 전하자 김 대표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회복세는 적절치 않은 표현인 듯하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9월까지 약 173만대가 출하됐고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전기차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참고로 동기 중국은 440만대, 미국은 71만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재활용과 재사용 산업에서도 유럽과 미국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의 해외 증설은 유럽에 집중돼 있다"며 "초기 리사이클링 시장은 주로 배터리 생산에서 나오는 스크랩이 원료가 되는 시장이 중심이기 때문에 당분간 유럽이 중심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에서의 배터리 생산과 전기차 판매가 커지면 배터리 리사이클, 리유스(재사용) 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중심적인 시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가 지난 9월2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 첨단 배터리 컨퍼런스(KABC)에서 강연을 마친 후 질의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김 대표는 1988년부터 1999년 사이
삼성SDI(006400)의 글로벌마케팅과 시장 조사를 담당했다. TV 시장 수요 조사와 시장 예측 등 업무를 통해 겪은 마켓리서치 경험을 토대로 퇴사 후 디스플레이뱅크라는 리서치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디스플레이뱅크의 에너지 분야를 분사해 2010년 배터리와 전기차의 시장조사와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SNE리서치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SNE리서치는 배터리와 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시장조사와 컨설팅의 영역에 있어서 이미 압도적인 위치"라며 "잎으로도 국내 배터리회사 외 전기차, 배터리 부품, 소재사와 리사이클링 분야, 차세대 배터리 부문 등에서 한국 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발전하는데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