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양책 안 쓴다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금리 앞에 장사 없어"

일부 가격조정 불가피…"규제 정상화는 속도 조절"
서울 등 규제지역 추가해제 여부 "결정된 것 없어"
화물연대 요구,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수용 불가' 재확인

입력 : 2022-12-12 오후 3:41:14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5주 연속 최대 낙폭을 이어가는 등 경착륙 우려가 커진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값 하락을 떠받치기 위한 인위적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부동산 규제에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아파트에 대한 임대등록주택 허용 등 민간임대사업제도에 대해서는 투기수요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인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또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시한 3년 연장'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별도 협의체를 통해 물류 산업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부동산, 화물연대 파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이날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급격한 금리인상에 주택 매수심리까지 꺾여 일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원 장관은 "결국 금리 앞에 장사 없고 심리적인 수요도 중요하다"며 "유동성 조달 비용이나 규모가 틀어막혀있는 흐름 속에서는 (부동산 가격 조정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식의 인위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는 답도 내놨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낙하산을 펴든 매트를 깔든 경제에 지나친 충격이 오는 걸 완화하는 것"이라며 "모든 경제 정책이 집값만을 목표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을 부양시키기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을 쓴다는 자체가 맞지도 않고 효과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는 서울 등 경기 일부 지역에 대한 해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수정구), 과천,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시장 전체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해제한다고 해서 거래가 활성화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규제를 푸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거래가 제한되는 등의 상황이 계속됐을 때 기본적으로 적극 검토하겠지만 아직 결정되거나 임박해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가격 상승기에 좀 지나쳤던 규제들은 부양 효과와 관계없이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정상화에 속도는 조절할 폭을 얼마든지 갖고 있어 유연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이란) 하나만을 고정시켜서 그걸 유지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게 되면 오히려 개선이 아닌 단순 연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큰 고통과 국가 경제에 손실을 끼친 마당에 화물연대도 그렇게 주장할 염치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 연장안 통과 이후 국회 논의가 동력을 상실하면 3년 뒤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며 "그냥 넘어가는 건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어 "단시간 내로 국회 내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협의체에서 개선안을 만들고, 이후 국회에서 개선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법이 정해지면 얼마든지 소급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상당 규모의 아파트들에 대해 등록 임대라는 이유로 세제 혜택을 줬을 때 이 부분이 결국은 나중에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사재기하는 폐단이 있었다"며 "과연 어디가 적정 수준이고 어떤 장치들이 있어야 되는지에 대해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등 집값 하락을 떠받치기 위한 인위적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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