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년5개월 만에 코스닥 시장에 복귀한
신라젠(215600)이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육성 중인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의 조기 기술수출을 노린다.
신라젠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구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10월12일 한국거래소가 신라젠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린 뒤 열린 첫 번째 공식 행사다. 신라젠은 이 자리에서 'SJ-600', 'BAL0891' 등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진척 상황을 알렸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재경 신라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SJ-600 시리즈는 신라젠이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이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육성 중인 후보물질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안에서 안정적으로 항암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제형이다. 신라젠은 SJ-600 시리즈를 정맥주사해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에도 약물이 직접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은 최근 SJ-600 플랫폼 중 하나인 'SJ-607'의 전임상시험을 마무리했다. SJ-607은 전임상에서 다른 항암 바이러스 대비 5분의 1 수준의 양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냈다.
전임상 결과를 보면, SJ-607 투여 이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항체로 인한 항암 바이러스의 효능 감소가 없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라젠은 SJ-607 전임상 결과를 정리해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하고 내년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관련 학회에서도 연구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연구 결과 발표 이후 단계는 기술수출 추진이다. 신라젠은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전 기술수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신현필 전략기획부문 부사장은 "신라젠 입장에서는 전임상 단계에 있더라도 상대방과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고, 자사 약물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만 있다면 조기에라도 기술수출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라젠 간담회에서 신현필 전략기획부문 상무(오른쪽)가 핵심 파이프라인 'SJ-600' 시리즈 기술수출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신라젠은 최근 기술도입을 마친 또 다른 파이프라인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도 앞두고 있다.
BAL0891은 신라젠이 스위스 기업 바실리아에서 도입한 물질이자 한국거래소가 거래 재개를 위해 신라젠에게 내걸었던 조건 중 하나다. 신라젠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당시 한국거래소는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연구개발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신라젠은 이달 중 미국 내 3곳의 임상 기관에서 환자모집을 진행하면서 임상 1상 절차를 본격화한다. 회사 측은 먼저 삼중음성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한 뒤 혈액암 등 여러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임상을 위해선 복수의 병원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정 R&D기획 이사는 "난치성 암종을 타킷으로 BAL0891을 개발할 예정이며, 고형암뿐 아니라 혈액암 등으로도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면서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