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두 회사가 모두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로 낙점한 오픈톡·오픈채팅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만큼 수익모델과 연결지으려는 본격적인 행보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네이버에 개설된 오픈톡은 2682개다. 이 중 축구·해외축구 카테고리 오픈톡은 1387개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카타르 현지 취재 기자단이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는 '카타르 현지 취재기자단 오픈톡', 축구 크리에이터 이스타TV의 오픈톡 등 월드컵 주제의 공식 오픈톡에는 약 278만명이 방문해 51만여개가 넘는 채팅기록을 남겼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포츠라는 공통 관심사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모여들었다"며 "오픈톡 방문자의 52%가량이 MZ세대 이하였다"고 전했다.
오픈채팅의 원조격인 카카오톡에서도 월드컵은 뜨거운 주제였다. 카카오 측이 관련 지표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월드컵이 폐막한 지 사흘째가 되는 22일에도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는 적지 않은 '월드컵' 키워드의 오픈채팅방이 확인된다.
네이버에 개설된 월드컵 주제의 공식 오픈톡에 총 278만여명이 모여들었다. (사진=네이버)
비지인·관심사 기반의 오픈채팅을 먼저 주목한 곳은 카카오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대표 내정자 신분으로 가진 간담회에서 오픈채팅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성장 로드맵을 처음 제시했다. 카카오톡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향하려면 '지인 기반'이라는 한계를 넘어야 하는데 '오픈채팅'이 그 첨병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었다.
이후 오픈채팅은 순조롭게 성장 궤도에 올라탔다.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900만을 달성했다. 지난 8월에는 오픈채팅방에 송금서비스가 도입됐고, 9월에는 일부 오픈채팅방에 비즈보드, 검색광고(SA) 등이 시범 적용되며 수익화 가능성도 엿봤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로 남궁 전 대표가 자리에서 내려올 때도 오픈채팅에 대한 믿음은 버리지 않았다.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개인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닌 경영진들이 모여서 방향성을 설정한 것"이라며 "사업 진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고, 홍은택 대표도 "내년까지의 서비스 변화 로드맵은 이미 수립된 상황"이라며 "세부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에도 카카오는 자사 포털 서비스 다음과 지도 서비스 카카오맵 등에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연결되는 링크를 노출, 이용자들을 유인했다.
지난 9월 '오픈톡'을 론칭한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을 서비스 홍보의 장으로 삼았다.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중계 시청 등을 위해 모여든 1억2117만여명의 누적 이용자들을 오픈톡 서비스로 끌어들였다.
네이버는 현재 스포츠 분야로만 국한돼 있는 오픈톡 주제를 드라마, 증권, 날씨 등으로 확장해 더 많은 사람들의 유입을 꾀할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스포츠, 드라마, 증권, 이슈 키워드 등 실시간 커뮤니티 니즈가 존재하는 영역으로 오픈톡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 플레이스 등 사업과 연계를 통해 사업적, 재무적 시너지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