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두고 간 꽃들이 치악산에 묻힌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 1층에서 이태원 1번 출구 '시민의 마음' 추모물품에 대한 감사의 재'를 진행했다.
이날 의식은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추모품들이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준 만큼 함부로 취급해선 안된다는 의미에서 치러졌다.
'감사의 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염불을 외우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식을 진행했다. 스님들은 이태원 1번 출구에 놓였던 음료수와 국화꽃·과자 등 추모품들을 앞에 두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웠다. 이들은 꺼내지 못한 상태로 상자에 보관된 추모품들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의식을 진행했다.
의식에는 배우 고 이지한씨의 아버지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포함한 희생자 유족들도 함께 참여했다. 스님들과 유족들은 추모품에도 희생자들의 영혼이 담겼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인 지몽 스님은 "추모 물품은 희생자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줬다"며 "의식을 치르고 꽃 일부는 사찰에 가져가서 소중히 자연친화적으로 돌려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수만 송이의 국화꽃과 추모품들이 이태원에서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혼이 묻어있다고 생각이 들어 함부로 처리할 수 없었다"며 "추모품들은 조계종 스님들의 도움으로 이태원 희생자들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진행된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1차 기관보고에 대해서도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참관을 갔다가 국조특위 위원들이 진상조사와 관련없고 쓸데없는 질문을 하고 증인을 대신해 해명하는 태도를 보며 참을 수 없었다"며 "국민을 대신해 일을 처리하고 해결하도록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한 것은 직무유기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디 진상규명에 관련된 질문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존 추모품들이 있던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추모공간은 재정비에 들어갔다. 앞서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는 두 차례에 걸쳐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공간 재단장 작업을 진행했다. 이때 수거된 물품들은 민변 사무실과 이태원광장 시민분향소 등으로 옮겨졌다.
28일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스님들과 이태원유가족협의회가 이태원 1번 출구 '시민의 마음' 추모물품에 대한 '감사의 재'를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