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국이 지난해 전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에서 중국에 밀려 2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이 1위 자리를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차지하면서 글로벌 조선업계 패권이 넘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중국보다 조선소 수가 부족해 수주량에선 뒤쳐질지라도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계를 앞장서겠다는 목소리입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누계발주량이 4278만 수주환산톤수(CGT)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이 2082만CGT(49%·728척)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1627만CGT(38%·289척)를 수주하며 2위에 자리했습니다.
조선소가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아직 선주에게 인도하지 않은 물량인 수주 잔량 통계도 중국이 앞섰습니다. 전세계 조선 업체별 수주 잔량 1억814CGT 가운데, 중국은 4788만CGT(44.3%·1891척)로 1위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은 3750만CGT(34.6%·715척)로 2위에 올랐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중국에 글로벌 조선업계 경쟁력이 밀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부정하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중국의 조선소 수가 많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 수주량에서는 중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조선소 수가 한국보다는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단순 물량이 중국이 많다는 이유로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었다고는 할 수 없다"며 "LNG운반선 등 고부가 가치 친환경 선박 부분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세계 LNG운반선 발주량 1452만CGT 중 한국은 1012만CGT(70%)를 수주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습니다.
또 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등의 연료로 추진되는 친환경 선박 수주량에서도 한국 조선업체가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보다 높은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조선사들은 중장기적으로 LNG 이후 다가올 암모니아, 수소 등 신에너지 기술 선점과 자율운항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스마트십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을 계속 공략해야 한다"며 "이로써 수익성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탈탄소 전환으로 조선사의 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수주금액이나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한국이 우위에 있어 아직 패권이 (중국에) 넘어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