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수출 둔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책연구기관들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와 주요국의 경기 회복 지연에 따라 '수출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등과 ‘연구기관 수출간담회’를 열고 우리 무역을 둘러싼 여건 변화와 수출입 영향 등을 점검했습니다.
이날 수출간담회에서 산업연구원 측은 "지난해 역대 최대 반도체 수출액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와 글로벌 IT 경기의 둔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KDI 측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산업 경기 악화가 올해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심리가 민감해져 수출 경제 활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으로 올해도 미국, 중국과 아시아 주요 수출 상대국의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구기관들은 공통적으로 대외환경을 고려해 한국이 단기간 내에 수출 성장률을 플러스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관세청이 공개한 1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을 보면 이달초 수출액은 336억2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4.1% 줄었습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수입은 438억8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02억63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습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5억달러)의 22%에 해당하는 적자를 한 달이 되지 않아 기록한 셈입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올해 비교적 양호한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마산, 군산, 울산, 대불, 김제, 동해, 율촌 등 자유무역지역 긴급 간담회에서는 올해 산단형 자유무역지역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해 수출실적의 10%가 증가한 22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수출현장의 기업애로와 투자 걸림돌 해소를 위해서는 지자체,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KF(Korea Free Trade Zone·자유무역지역) 수출투자확대지원단’을 구성, 지원키로 했습니다.
안성일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직원이 현장에 직접 나가 살펴보는 야전산업부가 돼야한다”며 “수출 전진기지인 자유무역관리원에서는 수출플러스 달성을 위해 기업의 작은 애로사항 하나도 지원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들은 26일 글로벌 IT 수요 둔화와 주요국의 경기 회복 지연으로 우리 수출의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은 컨테이너 가득 쌓인 부산항.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