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G 시대에도 국내 통신3사의 과점체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알뜰폰이 가입자를 늘려가면서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고 있지만, 향후 주력 시장인 5G만 놓고 본다면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5:3:2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하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2805만934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가입자가 1339만2940명으로 가장 많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844만9258명, 605만9686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 5G 가입자 중 각사의 가입자 비율은 SK텔레콤 47.7%, KT 30.1%, LG유플러스 21.6%입니다. 알뜰폰을 통한 5G 가입자가 15만7459명 있긴 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결국 통신3사의 5:3:2 점유율 구도가 주도시장으로 바뀔 5G에서도 지속되는 것입니다.
서울시내 한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5G 시장에서 관측된 고착화된 구도는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발표하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는 시장환경에 따라 평가의 잣대가 변화해 왔지만, '시장구조, 시장성과 등의 측면에서 경쟁이 활발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려워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이 비슷하게 담겨 있습니다. 지난해 발간된 2021년도 시장평가에서는 5G 전환과정에서 1위 사업자의 점유율 증가 추세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위 사업자의 5G 가입자 점유율 증가폭이 큰 만큼 2022년도 시장평가도 이전과 비슷하게 내려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립니다.
SK텔레콤은 정부의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에서 통신3사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1년 5G 다운로드 속도가 929.92Mbps로 KT 762.50Mbps, LG유플러스 712.01Mbps 보다 앞섰고, 2022년에도 1002.27Mbps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KT는 921.49Mbps, LG유플러스 764.55Mbps였습니다. 커버리지도 차이가 크지는 않으나 가장 우수합니다.
5G 품질이 상대적으로 제일 우수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자연스레 몰리는 것이라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5G 시장은 통신3사만 경쟁할 수 있게 짜여 있습니다. LTE 시장에서 알뜰폰이 25.17% 점유율을 차지하며 경쟁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5G 시장에는 알뜰폰이 경쟁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알뜰폰은 통신사의 도매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합니다. LTE는 도매대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면서 보다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이 가능해졌고, 가입자 확대로 이어졌지만, 5G는 상황이 다릅니다. 5G 가입자로 실적을 늘려야 하는 통신사들이 알뜰폰의 진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까닭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5G 요금제를 늘리기도, 가입자를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것입니다.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된지 반년이 지났지만, 알뜰폰업체에서는 한군데만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알뜰폰업계 한 관계자는 "5G 요금제를 만들어 달라고 했을 때 협의가 쉽지 않아 새로운 요금제를 내기 힘든 면이 있다"고 지속해서 말합니다. 품질 우위로 소비자 선택권이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3사로 집중됐다기 보다 제한된 선택권으로 5:3:2 점유율 구도가 다시 형성됐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