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습니다. 이 장관은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당한 국무위원으로 역사에 남게 됐지만, 헌재에서도 탄핵 인용 결정이 날지는 미지수입니다. 법제사법위원장과 헌재 공석, 국민 여론 등 헌재 인용까지 맞닥뜨려야 할 난관은 산재해 있습니다.
'탄핵 키맨' 여당 김도읍'…헌재 재판관 공석도 변수
첫 번째 산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헌재의 이 장관 탄핵 심판에서 소추위원을 맡는다는 점입니다. 탄핵 소추위원은 심판에서 신문을 하는 검사 역할을 합니다. 이 장관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을 김 위원장이 담당하는 것이죠.
현 정부가 임명한 국무위원을 신문할 여당 의원인 김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이 장관이 대한민국 국무위원으로서 탄핵당할 정도의 헌법 위반 사유가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재판관 공석도 변수로 꼽힙니다. 헌법재판관은 총 9명이며, 이들 가운데 7명이 출석한 상태에서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이 장관은 파면됩니다. 하지만 오는 3월에는 이선애 재판관, 4월에는 이석태 재판관의 퇴임이 각각 예정돼 있습니다.
문제는 재판관이 7명만 남았을 때 탄핵 심판 일정이 지연된 전례가 있다는 대목입니다. 헌정사 첫 법관 탄핵소추 사례였던 임성근 전 판사의 경우, 헌재는 법적 심판 기간인 180일을 넘겨 267일 만에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국민여론 '탄핵 방향타'…'중대한 헌법' 위반 쟁점
민심의 향방도 이 장관 탄핵 심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헌재 재판관 임명이 인사청문회 등으로 늦춰지면, 국민의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헌재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과 사실적시 명예훼손 심판 등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결정의 이유로 들었죠. 이에 여론이 헌재 심판에 파급을 미칠 소지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법리 다툼도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무위원 탄핵은 집무집행에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야권도 이를 의식한 듯 공동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 헌법 제34조와 재난안전법, 국가공무원법 등을 이 장관이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장관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될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헌재는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안 기각 당시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탄핵소추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치적 무능이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헌법학회의 다수설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