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위례·대장동 의혹 관련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술서로 이미 충분히 사실을 밝혔고 제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진술은 다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리니 1차 조사에 이어 이번 2차에서도 이미 제출한 서면진술서로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 조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교통사정으로 이보다 늦은 11시22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동문에 도착했습니다. 이어 11시23분 취재진이 있는 중앙지검 정문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검찰은 200쪽 분량의 방대한 질문지를 이유로 당초 이 대표에게 오전 9시30분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 참석을 이유로 시간을 미뤘습니다.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가 입장문을 낭독하기 시작하자마자 한 시민이 취재진 사이로 파고 들어 '이재명 구속'을 외치다 중앙지검 방호실에 의해 제지 당했습니다. 중앙지검 동문 양쪽에는 민주시민촛불연대, 애국순찰팀 등 진보·보수 단체들이 무대를 설치하고 깃발을 들며 맞집회를 열며 이 대표가 입장문을 낭독하는 동안 소음을 유발했습니다. 경찰 기동대는 중앙지검 입구에서 이들의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연루 혐의 관련 2차 소환조사일인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응원 하는 시민이 특검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 진술이 검찰 창작재료 될 것…진술서로 다 밝혔다"
이날 이 대표는 A4용지 4장 분량의 입장문을 낭독했습니다. 핵심은 검찰의 수사방식과 이 대표 자신에 대한 대면 조사 방식에 반발하는 내용입니다.
이 대표는 "많이 억울하고 힘들고 괴롭다. 지금처럼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이 공개 소환, 회술레같은 수치"라며 "지연 조사에 추가 조사 논란까지 벌어진 두 번째 소환 이후에도 검찰에 (의해) 조종되는 궁박한 처지에 빠진 이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대체 증거 하나 찾아낸 게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그렇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며 "권력이 없다고 없는 죄를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사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했으나, 대장동 사업은 형식만 공모였던 불공정한 사업이 이 대표의 승인으로 가능하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충분히 검찰에 진술서로 진술했기 때문에 검찰이 창작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질문에 대해선 진술서에 있는 진술로 대신하겠다"며 자리를 뜬 뒤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이 대표는 해당 진술서에 최측근인 정진상과 김용에 관한 언급이 없다는 지적에는 침묵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428억원 중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약속된 몫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이 사실을 이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따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시절에 위례·백현동·정자동 특혜 의혹이 반복된 이유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검찰은 관련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날 조사에서는 대장동 관련 의혹만 밝힐 예정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연루 혐의 관련 2차 출석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