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검찰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대표의 운명은 국회로 넘어올 체포동의안에 대한 내부 이탈표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28표를 단속하라"…이재명, 비명계와 잇단 '스킨십'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민의힘과 정의당,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지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가결됩니다. 국민의힘 115석, 정의당 6석에 조 의원을 체포동의안 찬성표에 포함할 경우, 민주당에서 2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체포동의안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셈입니다.
결국 비명(비이재명)계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대표가 구속 수사를 받을지, 받지 않을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난관에 봉착한 모습입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자유 표결로 진행하자니 부결을 확신할 수 없고, 부결을 당론으로 밀자니 당내 반발로 역효과가 날 수 있는 탓입니다. 실제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시키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습니다. 임오경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체포동의안 사전 논의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도 비명계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최근 김종민·이원욱·전해철·기동민 의원 등과 개별 면담을 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와 만난 한 비명계 의원은 “며칠 전 이 대표와 식사하며 당의 향방과 총선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가 가시화하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그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던 비명계 의원들의 ‘표심’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방탄 정당' 홍보냐" 반발에…지도부, 표결 방식 '고심'
이 대표는 그의 강성 지지층에게 비명계 의원을 향한 날 선 비난을 자제해달라며 내부 결속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요새도 ‘수박(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를 비꼬는 용어)’이라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있느냐”며 “그 단어(수박) 그만 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당 안으로 표 단속에 나선 민주당은 당 밖에서 검찰을 향한 ‘되치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민주당을 대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한 데 이어 검찰을 고발하기에 나선 겁니다. 민주당은 정성호 의원이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접견한 내용이 외부로 알려졌다며 검찰 관계자를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조직적 범죄라고 판단한다”며 “수사와 지휘라인 검사 전부를 공수처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이번 주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표결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이에 앞서 확정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에 대해 한 비명계 의원은 “‘방탄 정당’이라고 홍보하려는 게 아닌 이상 당론 표결은 말도 안 된다”며 “각자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