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은 16일 ‘보수 불모지’ 호남에서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의혹을 들춰내자 김 후보는 안 후보가 민주당 유전자(DNA)를 버리지 못했다며 맞섰습니다.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가 진행됐습니다.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김 후보는 과거 불거졌던 부동산 비리 의혹에 직면했습니다. 울산시장을 지낸 김 후보가 울산 본인 소유 토지에 KTX가 지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입니다.
안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그런데 김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95% 할인해 팔겠다는 능글맞은 말로, 그 이상 엄청난 시세차익이 났다는 걸 오히려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며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이런 짓을 저지른 저질 정치인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 후보는 “제가 1등 후보긴 한가 보다. 없는 말, 가짜뉴스 만들어서 퍼 나르는 민주당식 못된 DNA가 우리 전당대회에 횡행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문재인이 청와대와 경찰을 총출동시켜 1년 반을 뒤져서 다 나왔다. 재탕, 삼탕, 사골탕을 끓이는 모양인데 민주당처럼 내부총질하는 후보 용납하시겠나”라고 반발했습니다.
김 후보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을 호남 인사로 정하겠다’는 안 후보의 연설과 관련 “당헌당규는 취약지역에 비례대표 당선권인 20위권 안에 5명 이상을 비례 공천하기로 해놨다”며 “살림을 알아야 일을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황교안(왼쪽부터),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후보는 정치적 고향인 호남에서 개혁보수의 면모를 뽐내며 “호남의 큰 정치인을 국민의힘이 배출해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천 후보는 “우린 더 이상 역사를 부정하고 막말을 일삼는 정당이 아니”라며 “김종인, 이준석 지도부에서 했던 것처럼 우린 항상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황교안 후보 역시 “당대표가 되면 호남에 사는 사람 3명을 비례대표로 내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후보는 30년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만들자며 색깔론을 과시했습니다. 그는 “좌파정권에 한 번 더 뺏기면 공산회된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서 아들딸들에게 사회주의국가가 아닌 정통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장외 설전에선 안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바른미래당 시절 자기가 미는 후보를 공천받게 하려고 해서 난리법석이 난 적 있다. 그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은 참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후보 역시 안 후보의 ‘총선 직후 대표 사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여당 대표는) 단순한 선대위원장이 아니”라며 “대통령과 불편하니까 물러나겠다는 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안 후보는 “줄 서기 시작하는 건 총선 이후부터”라며 “그런 일을 안 하겠다고 그렇게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