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눈돌렸다…불황속 돌파구는 '전장'

삼성, 주요 계열사 통해 전장 사업 사활
차량용 반도체, MLCC, 뉴디지털콕핏 등에 주력

입력 : 2023-02-22 오후 4:08:3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이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차세대 모빌리티 전장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직접 챙기는 분야인데요.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회장 BMW 회장 등과 회동하며 차세대 자동차 부품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주력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주요 계열사를 통해 전장 사업에 사활을 걸겠다는 목표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글로벌 불황의 돌파구로 전장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일찌감치 전장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삼성은 계열사들을 통해 전장 사업에서 견조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기존 제품만으론 안돼…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발맞춰야"
 
삼성전자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존 클래식한 제품들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커가는 상황에 발맞춰야 한다"면서 "고부가 가치를 누릴 수 있는게 AI(인공지능) 기반 프리미엄 고성능 칩들인데 주로 자동차,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한파 속에 차량용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로 활로를 모색하는 건데요.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경기를 잘 타지 않는다는 장점도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근엔 미국 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와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가 퀄컴 출신 자율주행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기(009150)는 '전자산업계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전장 분야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전기의 전 세계 전장용 MLCC 생산 능력 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13%로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기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3배 더 MLCC가 필요한데,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자동차 자율 주행 시스템(ADAS)보급도 전년 대비 20% 확대되는 등 자동차 전장화 트렌드는 2023년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삼성전기 MLCC-삼성디스플레이 뉴디지털콕핏 등 주력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해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뉴 디지털 콕핏은 34인치와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제품으로 좌우로 긴 형태의 디스플레이입니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장 사업의 잠재적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해당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은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과 NXP 등을 인수할 가능성은 꾸준히 흘러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형적인 비메모리인 이미지 센서나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만 해서는 시장이 포화돼있고 경쟁이 심하다는 점에서 전장을 안 키울 수가 없는게 내부 판단"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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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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