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철소 매각, 폐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판단입니다. 철강업계에서는 경영효율화 차원의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POSCO홀딩스(005490)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2EGL(전기아연도금 라인) 공장을 지난달 폐쇄했습니다. 1997년부터 가동됐던 2EGL공장은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제작에 사용되는 컬러강판을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가전 시장의 침체기와 대체 소재 증가에 따른 가동률 저하 등을 판단하고 운영 25년여만에 중단을 결정한 겁니다.
같은 맥락으로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포항제철소의 제1후판공장 폐쇄를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 피해를 입은 공장을 복구하기보다 폐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 1972년 준공된 제1후판공장은 설비 노후화로 생산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광양제철소 2EGL이 지난달 9277일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셧다운에 들어갔다. (사진=뉴시스)
해외 제철소 지분매각 작업도 한창입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6년 완공한 브라질 CSP제철소를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지분 30%(8416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CSP제철소는 운영 첫 해 9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이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조2251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또 브라질 화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해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했고 영업도 크게 부진했습니다.
글로벌 복합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에도 중국 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 지분 90%(970억원 규모)를 중국 지방정부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KG스틸(016380) 역시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공장 전기로를 영국 리버티스틸그룹에 처분했습니다. 금액은 약 907억원입니다. 당진공장 전기로는 지난 2009년 준공됐지만, 지속된 업황 부진으로 판매량이 감소했고 이후 2014년부터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일찌감치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장에 대해 운영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에 대한 가동을 멈췄습니다. 열연제품의 수주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 공장의 폐쇄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3년 가까이 멈춰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글로벌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철강업계의 투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약 6000억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t) 규모의 전기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스코는 오는 2024년 1월 착공을 시작해 2026년 공장 가동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위해서 사업개편은 지속적으로 있다"며 "특히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제철소 매각이 그런 맥락에서의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동국제강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