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041510)) 경영권을 놓고 SM과
하이브(352820)가 우호 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을 관전하고 있던
카카오(035720)도 여론전에 가세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방위 사업 협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하이브가 계약서의 일부 문구를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에섭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3사가 보유한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수평적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기업 환경 속에서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고, 각 사의 성장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토대로 오랜 기간 동안 논의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김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과 관련한 하이브의 입장을 반박했다. (사진=카카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최근 하이브가 SM·카카오 간 계약을 두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김 대표는 "사업협력 계약은 3사가 함께 이뤄갈 향후 비전과 방향성을 포괄적으로 담았다"며 "세부 조항들은 각 사업별 협의를 통해 각 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도출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주 전환사채 인수 계약에 기재된 우선협상권에 대해서도 "소수 주주가 일반적으로 보유하는 희석 방지조항에 불과하다"며 "SM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투자는 얼마든 가능하지만 기존 주주들의 권리와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계약서의 일부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일격했습니다.
김 대표는 하이브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도 비판을 가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 21일 진행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와의 협업도 가능하다"고 언급했으나, 사흘 만인 지난 24일 SM 경영진에게 카카오와의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하라 요구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에 김 대표는 "하이브는 카카오-SM 간의 파트너십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꼬집었습니다.
SM에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책임(GSO)을 추천한 것을 하이브 측이 "SM 사업에 대한 통제"라고 규정한 것도 반박했습니다. 하이브의 주장대로라면, 하이브가 SM의 사내·외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 등을 하이브 측 인사로 추천한 것 역시 SM 전체를 통제하기 위함으로 봐야한다는 것으로 "SM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일침입니다. 동시에 장 GSO에 대해서는 "2021년까지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한국법인 대표로 K팝 글로벌화의 허브 역할을 한 인물"이라며 "카카오엔터와의 협업을 통해 SM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김 대표는 카카오와 SM 간 사업 협력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카카오엔터와 SM은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글로벌 K팝 그룹 공동 론칭, 글로벌 매니지먼트 합작회사 설립, 음원유통 및 티켓유통 사업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며 각 사 음악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SM은 카카오의 국내외 음원유통 역량과 노하우, 웹툰·웹소설 등의 IP 사업 노하우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카카오는 SM의 아티스트 IP를 비롯한 음악 사업의 글로벌 노하우 등을 활용하는 등 윈윈이 가능한 구조라는 기대입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카카오엔터와 SM은 다각적인 사업 협력을 추진해 각 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해 아티스트와 산업 내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한편, 카카오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하이브도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하이브 측은 "카카오가 경영 참여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 하에 카카오엔터의 사업적 제안 내용이 SM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날의 입장문이 'SM과의 사업적 협력 대신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선언'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는 것이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일격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