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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3일 10: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차남인 강호철씨가
대교(019680)의 내부회계관리자(CFO)에 이어 대교홀딩스 대표직까지 맡게 되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교의 적자로 대교홀딩스 또한 실적이 부진해진 가운데 투자차익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 투자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고, 야심 차게 추진한 두나무 투자 또한 손실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교육 업계에 따르면 강영중 대교 그룹 회장의 차남인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는 일찌감치 재무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4년 대교아메리카 법인장, 대교홀딩스 경영혁신실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는 대교와 대교홀딩스 CFO로 선임되며 그룹 내 재무적인 역할을 도맡았다.
대교홀딩스는 2005년 사업을 계열사에 넘기며 사업형지주사에서 순수지주사로 탈바꿈했다. CFO 역할을 했던 강호철 대표는 헤지펀드, 벤처투자에 나서며 지주사 차원의 투자를 확대했다.
실제 대교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5542억원이다. 이 중 대부분은 비유동자산(5084억원)이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4769억원)으로 설정돼 있다. 이외에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투자자산 등을 포함해 458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속 없는 헤지펀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통상적으로 투자회사들이 취득한 헤지펀드의 경우 최초 취득금액보다 현재 장부가액이 높다. 하지만 대교홀딩스는 상황이 다르다. 대교홀딩스가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한 12개의 투자조합 중 장부가액이 취득금액을 넘어서는 곳은 한곳도 없다. 웰브릿지코스닥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는 50억원에서 2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디지털 교육 플랫폼 개발을 위해 투자한 스마트 대교 동행 투자조합은 3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었다.
강호철 대표가 진두지휘한 벤처투자 또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2021년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며 과감한 벤처투자를 벌였다. 대교홀딩스는 약 10억원을 들여 주당 50만원으로 두나무 RCPS 2000주를 확보했다. 하지만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당시 최고수준이었던 두나무의 주가는 이후 급락해 현재 11만4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2021년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벤처조합에도 11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역시 장부가액이 8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사진=대교그룹)
이에 업계에서는 그룹의 투자 업무를 총괄해 온 강호철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엔 대교홀딩스의 자체 현금 흐름 창출 여력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사업회사인 대교의 성장세가 꺾이며 대교홀딩스의 실적·재무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서다. 대교홀딩스 또한 2019년 별도기준 157억원, 2020년 186억원, 2021년 231억원의 매출을 냈고, 2020년부터는 줄곧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아직 대교홀딩스의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대교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0.4%, 차입금의존도 0.0%로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과거 현금 부자로 불리던 대교는 저조한 실적으로 현금흐름이 급격히 움츠러들었는데도 외부 차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두나무에 대한 투자금액의 경우, 현재 평가가치가 일부 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교홀딩스 전체 투자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아 큰 영향은 없다”라며 “현재 회사의 펀더멘털 측면은 문제없으며 향후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자연스레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