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게임 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올해에는 특히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곳들이 많아 이들의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넷마블(251270)은 오는 29일 구로 G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주요 안건으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권영식, 도기욱 공동대표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이 있습니다. 집행임원제도를 폐지하면서 권영식, 도기욱 대표도 사내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이는 넷마블이 지난해 10년 만의 영업적자를 낸 것과도 무관치 않아보입니다. 집행임원제도 체제에서는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결정 사항을 집행하는 역할에만 머물렀는데, 이제는 경영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넷마블 측은 "게임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기가 만료된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가 글로벌 최고 투자책임자(GCIO)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컴투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속에서도 적자를 기록했던
컴투스(078340) 역시 지배구조 재편에 직면했습니다. 임기가 만료되는 송재준 대표이사가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로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송 GCIO는 글로벌 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에만 집중하고 게임 개발을 비롯한 컴투스의 경영 전반은 이주환 대표가 단독으로 이끌게 됩니다.
송 GCIO의 후임으로는 김태일 법무실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컴투스 이사회는 2025년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송병준 글로벌 전략 책임자(GSO)가 의장으로서의 임무를 계속 수행하는데요, 송 의장은 기업의 미래 비전과 글로벌 성장 전략도 담당합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운데)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예정이다. (사진=크래프톤)
이 외에
크래프톤(259960)의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이사,
위메이드(112040)의 장현국 대표이사,
NHN(181710)의 정우진 대표이사 등도 사내이사 재선임 대상에 올라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다소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최고경영진들이 그간의 역할을 인정받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수장을 바꾸기보다는 안정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연임에 도전하는 김창한 대표이사의 경우, 크래프톤의 주력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 탄생의 주역입니다. 지난 2021년 크래프톤의 상장과 다수의 스튜디오 인수 등도 김 대표의 공으로 꼽힙니다. 다만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는 현 주가와 신작 개발로 뒷받침 해야 할 경영 지표 등은 그에게 남은 숙제입니다.
장현국 대표는 가상자산 '위믹스'를 중심으로 위메이드를 종합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위믹스의 국내 원화 거래소 상장폐지·재상장 등 일련의 논란들을 정면으로 돌파해 낸 장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주주들의 재신임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 대표 역시 주주총회 종료 후 '주주와의 대화' 행사를 열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데요, 주주들의 믿음에 화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정우진 대표는 클라우드, 페이 등 빅테크 영역 전반으로 NHN 사업 다각화를 이루는 동시에 주력 사업인 게임의 성장 동력을 다시 마련 중입니다. 회사 측은 "정 대표는 게임사업의 핵심 의사결정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회사와 경영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사내이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재선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