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리더십 전열을 정비한
카카오(035720)가 재도약에 시동을 겁니다. 사업 본체인 카카오톡의 기능 강화는 물론 신규 사업과 글로벌 확장에도 힘을 줄 계획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8일 제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계속되고 최소 상반기까지 성장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겠지만 카카오는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그간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해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을 의식한 듯 카카오는 사업 본체인 카카오톡의 기능 강화를 우선 강조했습니다. 채팅탭으로 묶여 있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세분화해 대화 대상과 관계에 맞춰진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기능들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오픈채팅도 그 중 하나입니다. 상반기 중에는 별도의 탭으로 신설해 다채로운 주제로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기업이 대규모로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는 오픈채팅도 활발히 개설이 가능합니다.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등 신규 기술을 활용한 중장기 성장 동력 마련에도 주력합니다. 우선 AI 영역에서는 카카오브레인의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 합니다.
홍 대표는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코-GPT 3.0을 상반기 안에 내놓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해외 모델들과 직접적인 경쟁은 어려운 만큼 한국적 맥락에 맞는 GPT를 만들겠다는 방침입니다. 동시에 카카오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의 버티컬 AI 서비스도 연내 공개할 계획입니다.
카카오의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오전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본인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셀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의료기관들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그 외 다양한 의무기록들을 표준화하고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솔루션과 플랫폼도 개발 중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최근 인수를 추진 중인 SM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콘텐츠 사업 부문이 카카오의 글로벌 매출 증대를 이끌고 있는데, SM의 글로벌 IP 제작 시스템과 카카오의 IT 기술, IP 밸류체인을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날 주총에서 '음반·음악영상물제작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 것도 향후 엔터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의 사내이사진은 홍은택, 배재현 2인으로 재편됐습니다.
아울러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선임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준하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는데요, 정 대표를 통해 헬스케어를 비롯한 혁신 비즈니스에 동력을 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사외이사로는 윤석 윤앤코 대표, 최세정 고려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교수를 재선임하고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파트너 변호사를 신규선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