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국민의힘의 신임 원내대표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이 선출되면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민주당 경선 국면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3선의 박광온(경기 수원정), 홍익표(서울 중구 성동갑) 민주당 의원의 2파전으로 경쟁 구도가 선명해진 가운데 같은 당 재선의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친윤 TK' 윤재옥 당선…국민의힘 '영남당' 전락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영남당’으로 전락했습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윤 원내대표에 더해 김기현 대표는 울산을,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남 진주을에 각각 둥지를 틀고 있죠.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장악한 셈입니다.
윤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야당에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그는 지난 7일 원내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겠다”고 말했는데요.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야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정권 교체를 전후로 여당은 ‘거야’ 앞에 무력한 모습이었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가결,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등 과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쟁점 현안을 국회 문턱 너머로 보내는 장면을 국민의힘은 지켜봐야 했습니다. 윤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이런 정황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치권에서 윤 원내대표는 굵직한 원내 협상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도 윤 원내대표를 상대할 ‘카운터파트’를 선택할 밑그림이 그려지게 됐습니다. 대진표의 윤곽은 나와 있습니다. 3선의 박광온·홍익표 의원이 유력한 주자로 꼽히며 일찌감치 양강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박광온 의원이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옅은 계파색’ 홍익표·박광온…‘적합도 1위’ 김두관
박 의원의 경우 대표적 친낙(친이낙연)계로 알려진 만큼 비명(비이재명)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친문(친문재인)계인 전해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을 때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죠.
친낙계이자 친문계로 알려진 홍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친명(친이재명)계로 자리 이동을 한 모양새입니다. 실제 그는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에 몸담은 동시에 최근 처럼회나 친명계 의원들과의 교류를 넓히는 것으로 전해졌죠. 지난달 MBC 라디오에서는 “이 대표와 함께 당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크호스인 김 의원도 선거에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원조 친노(친노무현)계인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요.
지난달 3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같은 달 27일부터 29일까지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67명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원내대표 적합도에서 20.8%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홍 의원 7.5%, 박 의원과 이원욱 의원 4.6%, 안규백 의원 2.2%, 윤관석 의원이 각각 1.8%(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홍익표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