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전통시장을 글로벌 명소로 발전시키려면 상인들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통시장 상인회장들은 시설 현대화와 주차장 확보, 젊은 상인·손님 유입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기부는 7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조주현 차관 주재로 백년시장 상인과의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조주현 중기부 차관을 비롯해 권대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추귀성 광장시장 상인회장,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 천정무 오산오색시장 상인회장, 박용식 무주반딧불시장, 강대운 진주중앙시장 상인회장, 김재복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조 차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내적인 부분과 외적인 부분이 서로 맞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상인들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나가는 판매역량, 디지털 전환 역량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외국인이 한국 전통시장을 찾기 위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정부가 지원해주고 준비해 드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왼쪽에서 네 번째)이 7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열린 백년 전통시장 발전계획 마련을 위한 상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김재복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 강대운 진주중앙시장 상인회장, 추귀성 광장시장 상인회장,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 천정무 오산오색시장 상인회장, 박용식 무주반딧불시장 상인회장, 권대수 소진공 부이사장). (사진=중기부)
안원호 중기부 전통시장과장은 100년 이상 영업 중인 전통시장이 세계인이 즐겨 찾는 명품시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백년시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선 상인대학 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자체상품을 개발하는 등 능력 있는 상인을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해외 유명 전통시장처럼 백년시장이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백년시장을 하나의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 방침입니다. 국내외 각지에서 백년시장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글로벌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배송 로봇 등 디지털 신기술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 시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예컨대 광장시장의 빈대떡을 해외에서도 사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또한 백년시장과 주변 상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상인, 지역민, 상권 전문가가 함께하는 지역발전 상생협의체를 만들고, 로컬크리에이터 등을 활용해 지역 상권 활성화 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안 과장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K컬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빈대떡과 같은 K푸드를 결합하고 백년시장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해 전통시장을 키워야 한다"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인이 변해야 한다. 상인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발전시켜 나가는 마음을 갖고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트렌드를 유도하고 마케팅을 진행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책 추진방향 발표와 간담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언급한 "전통시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상인들과의 약속에 대한 이행 조치의 일환입니다.
이날 참석한 백년시장 상인회장들은 저마다 고충사항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정동식 회장은 "정부가 도움을 주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았지만 대형유통점이 등장하면서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중기부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인분들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힘을 모아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정부의 도움 없이도 자립이 가능하도록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재복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은 노후화 시설의 현대화를 주장하면서 전통시장 건축 개발 시 규제로 가로막히지 않도록 특례법을 제정해서 전통시장 특혜를 주면 좋겠다고 건의했습니다. 1인 사업자가 많은 상인들의 특성상 교육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가게를 비우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강의식으로 교육하기보다는 현장을 순회하면서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제도가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젊은 상인 유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강대운 진주중앙시장 상인회장은 "먹거리 쪽은 장사가 되고 있지만 혼수 등 전통의식 관련 공산품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손님이 없다"면서 "젊은 상인들 유입돼서 활기를 띌 수 있도록, 젊은 상인 유입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천정무 오산오색시장 상인회장은 스타벅스 등 청년층이 찾는 브랜드가 전통시장에 입점해야 청년층이 전통시장을 찾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한 조 차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자산"이라며 "오는 7월 경에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서 발표할 것이다. 특레법부터 시작해서 모두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