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락에…윤 대통령, 다시 '노조 때리기'

노동개혁·전세사기 등 5가지 키워드 총력 메시지…젊은 층 다시 공략

입력 : 2023-04-19 오전 6:00:00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최근 지지율이 급락한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조합(노조)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를 때린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자, 또다시 '노조 사냥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18일 노동개혁을 비롯해 마약단속, 전세사기 등 5가지 키워드를 언급하며 지지율 총력 방어전을 전개했습니다. 국가채무와 관련해선 문재인정부를 정조준, 해묵은 '전 정권' 프레임도 꺼냈습니다.
 
윤 대통령 이틀 연속 '노조 옥죄기'…"고용세습, 부당한 기득권"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날 모두발언은 총 7분16초 동안 이뤄졌는데 △노동개혁 △마약단속 △전세사기 △근로시간 △재정 건전성 등 5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가 등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강조한 것은 노동개혁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고용세습은 우리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부당한 기득권 세습으로 미래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고용세습 근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윤 대통령이 이틀째 동일한 메시지를 낸 겁니다. 고용세습 단절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폭력 행위 엄단 등과 함께 ‘윤석열표 노동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행보는 과거 노동개혁으로 지지율 반등을 이뤘던 경험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말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서자, 시멘트·철강·석유화학 분야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재가했습니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가 지난해 7월 초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주간 정례조사를 개시한 이래 첫 40%(12월 19~21일 조사·공표 12월23일)대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미국의 도청 의혹 등이 불거지며 저자세 외교 비판에 직면, 지지율이 최저 27%(11~13일 조사·14일 공표)까지 하락하자 다시금 구원투수로 노동개혁을 꺼내든 것으로 보입니다.(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지율에 조급한 윤 대통령, '전 정권' 프레임 꺼냈다
 
하지만 저자세 외교 파문 이후 급락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을 꾀할지 미지수입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며 미국의 도청 의혹에도 한미동맹만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밖에 마약, 근로시간, 재정 건전성 등 젊은 세대와 관련된 메시지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미래세대’라는 표현을 7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전세사기 범죄에 대해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이 비극적인 사건의 희생자 역시 청년 미래 세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 관련 경매 일정의 중단과 유예 등의 대책을 재가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마약과 관련해서도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마약이 미래 세대인 청소년에게 널리 유포되어 있다는 사실”이라며 “수사 사법당국과 함께 정부의 총체적 대응이 강력히 요구된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젊은 세대의 비판 중심에 있는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정부는 지금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1대 1 대면 조사,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표본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여론조사)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과정도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정건전성 악화로 인한 미래세대의 부담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정부수립 이후 70년간 쌓인 국가채무가 약 600조 원이었는데, 지난 정권에서 무려 400조 원이 추가로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착취”라며 재정준칙 법안의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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