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이유는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포착'입니다. 보완 수사 결과 강 전 위원을 비롯한 다수의 공범들 사이에서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했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겁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지난 달 21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17일 만입니다.
검찰 "정자법 빼고 증거인멸 만으로 구속 사유 충분"
당시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압수수색 이후 피의자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허위사실 진술 등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5일과 27일 추가로 강 전 위원을 불러 조사했고, 이후 혐의와 증거인멸 정황을 추가로 확인해 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를 한 핵심 이유는 말 맞추기, 자료 폐기·은닉 등 '다수 공범들 간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된 점입니다.
다만 강 전 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는 이번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빠져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포함했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돈봉투 자금 출처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는데요. 정자법 혐의를 빼고도 확실한 증거인멸 정확을 포착했다는 점은 검찰 입장에서 구속을 더 늦출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송영길 둘러싼 증거인멸 정황 속속
특히 송 전 대표를 둘러싼 증거인멸 정황이 강 전 위원에 대한 주요 재구속 사유가 됐습니다. 지난 달 29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송 전 대표가 자택에 있지 않고 다음 날인 30일 초기화된 휴대폰을 제출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날 그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에도 PC 일부가 포맷 된 점 등은 검찰 입장에서 추가 증거인멸 가능성이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검찰은 일련의 상황들이 모두 강 전 위원과 관련한 증거인멸 정황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과 관련해 이뤄진 증거인멸 정황이 자료 삭제나 단순 폐기로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수 관련자들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두번째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