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달책으로 의심 받는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모씨를 소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3일 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2021년 5월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현역의원 10~20명과 지역상황실장·지역본부장 등 수십명에게 돈봉투가 살포된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현재까지 밝혀진 돈봉투 총 액수인 9400만원 가운데 7000만원이 송 전 대표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흘러가는 전달책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영길 전 보좌관 "돈봉투와 관련 없다"
이날 박씨는 돈봉투 의혹과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돈봉투를 만든 적도, 본 적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압수수색이 진행된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과 송 전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은 물론 먹사연 활동 여부 등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씨는 2021년 4월 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 상임감사위원이 조달한 1000만원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이 돈을 50만원씩 봉투 20개에 나눠 담아 지역상황실장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 전 위원이 마련한 6000만원도 300만원씩 봉투 20개에 나눠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될 때 박씨가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강 전 위원과 이 전 부총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검찰이 잘 알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공여자·수수사 동시에 조사
검찰은 최근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 전 대표 등 피의자 10명에게 출국 금지 조치와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이날 경선 캠프 전남지역본부장이었던 서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금품 공여자와 수수자를 같은 날 조사한 겁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 강 전 위원, 이 전 부총장 등을 압수수색할 때 서씨를 수수자 중 한 명으로 보고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서씨 또한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인 2일 송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와서 선제 조사를 자청했지만 거부 당한 가운데 검찰은 송 전 대표에 대한 확실한 혐의점 찾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돈봉투 살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은 압수수색 후 아직 소환되지 않았으나 송 전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보좌관 조사가 본격화된 상황입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출입을 거부당해 조사가 무산된 뒤 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