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주택 임대차 시장의 월세 선호도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우려와 대출 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만큼, 월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임차인이 늘기 때문입니다. 반면, 월세 임차 수요가 늘면서 임차료 시세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모습입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총 3만22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6159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53.5%를 차지해 1년 전( 60.8%)보다 7.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반해 월세 거래 비중은 39.2%에서 46.5%로 6.3%포인트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비중은 59.0%에서 57.8%로 1.2%포인트 줄었습니다. 월세 비중의 경우는 41.0%에서 42.2%로 1.2% 포인트 늘었습니다. 높은 전세 대출 금리로 깡통전세 위험 부담을 떠안기보다 차라리 월세를 내겠다는 선호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전국에서 전세사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빌라단지 모습.(사진=뉴시스)
문제는 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입니다. KB부동산 집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6.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도(109.8), 수도권(108.4)도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습니다.
아파트 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대체 주거상품인 오피스텔 월세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경제만랩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의 전용면적 60㎡ 이하 오피스텔 월세 거래(9954건) 중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 비중은 10.8%(1071건)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신촌역세권에 자리한 132세대 규모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16㎡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140만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월 같은 평형대의 거래 가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130만원으로 불과 3달 사이 월 임대료가 10만원 오른 겁니다.
신촌역 일대에서 10년간 공인중개사를 운영해 왔다는 이모 대표는 "전세사기 문제가 터지고 나서부터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을 중심으로 월세를 구하는 문의가 늘었다"며 "2학기 신규 계약건부터 집주인들이 월세 가격을 더 올리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월세 선호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는 세입자들이 계약 기간 전이나 계약 기간이 만료됐을 때 집을 빼더라도 상대적으로 다음 세입자를 찾기가 더 쉽다는 장점도 있다"며 "전세와 월세를 단순히 비교한다면 이제 월세에 대한 선호가 당분간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의 전용면적 60㎡ 이하 오피스텔 월세 거래 중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 비중은 10.8%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 관련 사무실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