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1분기 홈쇼핑 업계의 매출 실적이 부진한 모양새입니다. 영업손익은 업체별로 차이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 파이가 줄면서 매출은 동반 역성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홈쇼핑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오프라인 고객을 대거 유입하며 특수를 누렸지만, 최근 엔데믹 전환으로 더 이상 이 같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아울러 나날이 커지는 송출 수수료 부담 확대도 업계 매출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채널의 1분기 매출(연결 기준)은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 GS샵의 1분기 매출은 2901억원으로 전년 동기(3021억원) 대비 4% 감소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59억원)보다 57억원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매출 총이익률이 개선되고 쿠폰비,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의 효율화 작업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전, 생활용품의 카테고리 매출 감소가 전체 매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1분기 매출은 4944억원으로 전년 동기(5103억원)보다 3.1% 감소했고, 홈쇼핑 사업 매출만 별도로 보면 2661억원으로 1.6% 줄었습니다. 현대 측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고단가 상품 편성이 줄어든 것이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영업이익은 167억8300만원으로 전년 동기(349억4000만원)보다 52% 줄었고, 홈쇼핑 사업 별도로는 179억원으로 49.2% 감소했습니다.
CJ ENM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의 1분기 매출은 316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3173억원)보다 0.4% 감소한 수치입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같은 기간 35.8% 늘어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매출 231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87.6% 감소했습니다. 산업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새벽 방송 정지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올해 1분기 홈쇼핑 업계의 매출 흐름이 좋지 못한 것은 고물가, 고금리로 아예 지갑을 닫는 사례가 증가하는 데다, 코로나 엔데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외부 활동 증가로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에 고객을 뺏기다 보니, 자연스레 홈쇼핑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죠.
매년 증가하는 송출 수수료도 홈쇼핑 업계 실적에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송출 수수료란 업체가 TV 채널을 활용해 매출을 올린 만큼 방송 업체에 주는 비용을 뜻합니다. 일종의 자릿세라 할 수 있습니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V 시청은 나날이 줄고 있는데 송출 수수료 지급 비율은 매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현재 평균적으로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지급 비율은 60% 수준에 달한다"며 "불과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자릿세가 6~7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소재 한 홈쇼핑 본사 로비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