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보험금 부당 삭감 논란

'본인부담상한제' 오적용 불구
보험사는 "직원 실수" 핑계 급급

입력 : 2023-05-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사가 '본인부담액상한제'를 이유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부당하게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그제서야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했는데요.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를 잘못 적용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회사는 직원 실수로 책임을 돌리는데 급급했습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을 앓고 있는 A씨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고 지난해 말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A씨가 가입한 실손보험은 한화생명(088350)의 상품으로, 보험 계약에 따라 수술비용의 90%를 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화생명 직원은 보험금의 일부만 지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A씨와 보험사 직원과의 통화 내용을 보면 '본인부담액상한제'로 받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만 보험금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본인부담액상한제는 환자가 부담한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을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씨가 받은 골수이익 수술의 경우 본인부담액상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지 않는 '선별급여'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A씨는 병원 원무과, 관련 단체 등에 문의한 결과 보험금을 모두 받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고, 보험사에 전달했으나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보험사는 환자 단체가 움직이지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고 보험금 전부를 지급했습니다. A씨가 억울한 자신의 사연을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에 전달했는데요. 보험금을 받기까지는 한달 여의 시간이 소비됐습니다. 다만 보험사는 회사의 고의가 아닌 직원 개인의 업무상 실수라고 변명했습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회장은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보험사 직원이 보험금 관련 제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다고 믿고 상담을 받는데, 업무상 실수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환자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 사방팔방 다니면서 죽다 살아났는데, 이건 보험사의 소비자 기만행위에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A씨는 증세가 악화돼 현재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콜센터 직원이 보험 제도에 대해 전부 알고 있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도 "보험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콜센터에 접수된 문의 중 문제가 되는 것들은 지점이나 지정된 업무 부서에서 직접 소통을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A씨와 한화생명 직원의 통화 내용을 보면 직원이 "상부 측에서 답변이 와서 전화를 드렸다", "(A씨가 문의한 내용에 대해) 상부에 보고를 드린 상태"라는 발언이 있습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가입자에게 최초에 받은 서류로는 선별급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과소지급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화생명이 '본인부담액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닌 보험가입자에 대해서도 이를 이유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꾸준한 문제제기 끝에 가입자는 보험금을 받아내기는 했지만 보험사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암 수술 중인 의료진 모습으로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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