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을 검토 중인 정부의 여론 수렴장에서 가사노동을 덜어줄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했습니다.
특히 저출생 극복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증가를 위해 해당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도 통계상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가사근로자법' 시행이 1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 '시기상조'라는 문제제기입니다.
또 의사소통과 범죄 여부 등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지도 우려할 부분으로 남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 청취에 나섰습니다. '외국인 가사근로자법'은 고용허가제 대상인 16개국 외국인 근로자에게 가사 근로를 허용하고 최대 5년간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고용허가제 대상 16개국은 필리핀·몽골·베트남·스리랑카·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방글라데시·키르기즈스탄·중국·네팔·미얀마·동티모르·라오스입니다.
현행 가사근로자법은 정부가 인증한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이용자와 이용계약을 체결하도록 돼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 청취에 나섰습니다. (사진=뉴시스)
현행 중국동포 등 방문취업동포(H-2)나 재외동포, 영주원자의 배우자 등 장기체류 외국인에만 가사·돌봄노동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일반 비전문 외국인력(E-9)은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고용부는 국내에 적합한 형태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상임 고용부 외국인력담당관은 "서비스 이용자와 의사소통이 용이한 국가 등을 중심으로 우선 협의를 하겠다"며 "청소·간병·육아 등 다양한 직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국민여론조사를 추진해 우리 사회에 맞는 구체적 도입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범사업의 경우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소규모로 도입할 것"이라며 "지역별 서비스 수요와 지자체 협업 가능성 등을 검토해 지자체 협의를 통해 지역을 확정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 도입의 주요 정책목표로 여겨지는 저출생 극복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증가는 아시아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4개 국가에서 통계 상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가 어렵다"며 "'가사근로자법' 시행이 약 1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외국인력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정향 숙명여대 객원교수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으로 가사·돌봄 분야의 인력이 더 요구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이러한 해소가 저출산의 상황을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생활문화의 차이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가 많다"며 "외국인근로자의 인권침해 우려 등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담당관은 "관련 경력과 지식 보유 여부를 비롯해 연령, 언어능력·범죄 이력 등을 검증하고 일정시간 이상의 입국 전·후 취업교육을 거쳐 근무처를 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국내 가사서비스 종사자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는 등 연령대도 50~60대로 고령화 추세입니다.
연도별 가사서비스 종사자 수을 보면 2016년 18만6000명에서 2017년 16만4000명, 2018년 14만2000명, 2019년 15만6000명, 2020년 14만4000명, 2021년 12만1000명, 지난해에는 11만4000명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 청취에 나섰습니다. 사진은 직장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