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셀라 참패'…신영증권-에이벤처스 '동맹' 균열?

2019년 스팩부터 이어진 신영증권-에이벤처스 동행
에이벤처스, 나라셀라 1개월 보호예수 곧 해제
"2만원도 비싸" 기관 외면한 신영증권

입력 : 2023-06-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이달 상장한 나라셀라(405920)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상장 주관사 신영증권(001720)과 벤처캐피탈(VC) 투자자인 에이벤처스 간 동맹 균열설이 흘러나옵니다. 신영증권과 에이벤처스는 2019년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SPAC)부터 최근 IPO(기업공개)까지 끈끈한 동행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공모가를 밑도는 나라셀라 주가로 인해 에이벤처스의 '엑시트(투자자금회수)'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에이벤처스 측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나라셀라 투자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지만, 모순적으로 1개월 보호예수 해제 물량의 비중이 가장 큰 상황입니다.
 
(사진=각사 제공)
 
1개월 보호예수 물량 곧 풀리는데…나라셀라 주가 '실망'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나라셀라의 주가는 공모가(2만원) 대비 5.25% 내린 1만895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달 상장한 나라셀라는 상장 이후 3주 내내 실망스런 주가 흐름을 보였는데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공모가인 2만원선을 넘은 것을 제외하고 내내 2만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에이벤처스의 평균 투자가격 약 2만1000원과 비교해 9.76% 낮은 상황입니다.
 
나라셀라에 작년 6월 프리 IPO 단계부터 투자한 에이벤처스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주가 흐름인데요. 에이벤처스 측은 나라셀라 투자는 "단기적인 엑시트를 계획하고 투자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의무확약 물량 중 가장 많은 수량은 1개월 보호예수에 걸렸습니다. 때문에 상장일로부터 한달이 지난 7월 3일부터는 오버행(잠재적 물량 부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VC나 재무적투자자(FI) 등이 보유한 보호예수 물량은 대부분 단순투자 목적이기 때문에 보호예수가 해제된다면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습니다. 에이벤처스가 보유한 물량 중 보호예수 1개월 락업 물량은 10%가 넘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프로젝트 펀드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과 운용펀드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이 보유한 의무보호예수, 자발적보호예수 1개월 물량은 총 11.8%(75만9703주)입니다. 3개월 물량이 3%대, 6개월 물량이 1%대인걸 감안하면 대다수 물량이 1개월에 집중된 셈입니다.
 
7월에 들어서면 11.8%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주가가 이어진다면 자의 반, 타의 반 지분 보유 기간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의 투자단가는 주당 1만9826원, 스마트 A 온택트 투자조합은 2만2000원인데요. 업계에선 적어도 2만원은 넘어야 처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관사 신영증권, 에이벤처스 통해 '간접투자'
 
나라셀라의 흥행 참패는 신영증권으로 불똥이 튑니다. 신영증권은 2020년부터 상장회사의 공모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공모주 불패'라는 수식어가 따랐습니다. 특히 제놀루션(225220), 에프앤가이드(064850), 알체라(347860), 유일에너테크(340930), 케이옥션(102370), 스코넥(276040), 자람테크놀로지(389020) 등은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시작하는 성과를 거뒀죠.
 
신영증권은 이번 나라셀라의 IPO에선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도 2만원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에서 기관 45% 가량이 희망 공모가 하단(2만원)보다 아래를 써냈는데도 말이죠. 시장에선 나라셀라 상장에 신영증권이 간접적으로 투자한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작년 6월 에이벤처스가 나라셀라에 284억원을 투자할 당시 신영증권은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에 10억원을 출자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이 보유한 지분 128만2938주(19.92%)에서 신영증권 환산 보유 주식수는 4만6652주로 나타났습니다.
 
즉 에이벤처스 FIRST 투자조합이 주당 투자단가 1만9826원로 나라셀라에 투자했을 때 신영증권도 참여한 것이죠. 공모가 논란에도 2만원 공모가를 수성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 주관사는 공모가를 더 내리거나 상장을 연기하라는 조언을 건냅니다. 나라셀라의 경우 신영증권이 공모가를 더 내리지 못한 것이 간접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란 해석이죠. 결과적으론 상장 이후엔 2만원 넘어 우상향하는 흐름이 나와줘야 순조로운 엑시트가 가능했을텐데요. 현재 주가 흐름은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신영증권 입장에서도 알짜 상장사들의 공모를 주관하며 얻은 '공모주 불패'라는 수식어에 흠이 생겼고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라셀라를 신영증권에 소개해준 주체가 에이벤처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영증권 입장에서도 간접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현재 엑시트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팩부터 이어진 동행…나라셀라 참패로 '흔들?'
 
신영증권과 에이벤처스의 동맹관계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 회사는 2019년 신영스팩5호를 함께 만들었고 작년 6월 PCB 공정 자동화 설비 전문 기업 태성(323280)과 합병을 성공시켰죠.
 
스팩 합병이 성사하자 신영증권과 에이벤처스는 작년 12월말 신영스팩9호(445970)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전환사채(CB) 보통주 전환 가정시 신영스팩9호 지분은 신영증권이 90.91%, 에이벤처스 9.09%로 이뤄집니다. 손길현 에이벤처스 상무이사가 대표이사를, 정성진 신영증권 ECM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죠.
 
한 차례 합병이 성공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규모도 신영스팩5호 결성 때보다 늘었습니다. 공모가 2000원 기준 CB 전환 가능 물량 포함 신영스팩9호의 시가총액은 147억원으로 신영스팩5호 92억원보다 커졌네요. 출자규모 역시 5호엔 에이벤처스 1억원, 신영증권 11억원에서 9호엔 에이벤처스 2억원, 신영증권 20억원으로 증가했죠.
 
스팩부터 IPO까지 동행이 이어지던 두 회사지만 이번 나라셀라 흥행 참패가 향후 동행에 영향이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무적인 부분 외에도 신영증권과 에이벤처스는 서로 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라셀라 엑시트 차질 등으로 끈끈한 관계가 대면대면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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