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정부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발표에 대해 "정부는 얼마 전까지 킬러 문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당의 강민정 의원이 제출한 킬러문항방지법을 강하게 반대했다"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단 열흘 만에 대책을 만들어서 30년 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나섰다"고 꼬집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허탈하게 했다. 이들의 불신과 불안, 불확실성을 조금도 없애지 못했다"며 "킬러 문항에만 집착해서 새로운 수능 출제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고, 사교육비 대책은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킬러 문항은 그동안 사교육비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고,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며 "그 사이 초중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 먹통 대란으로 기말고사 기간인 일선 학교에 대혼란이 발생했다"고 한탄했습니다.
이어 "일부 학교는 기말고사를 연기하고 시험 문제와 답안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정부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혼란의 책임자를 반드시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에 "일본 정부에 내년 초까지 최소 6개월 동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보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한일 정부는 상설협의체를 구축해서 포괄적으로 환경영향평가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미등록 영유아'를 보호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지자체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는 '출생통보제'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다만 위기에 처한 산모가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한 아동을 국가가 보호하는 '보호출산제' 도입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호출산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법안들이 복수로 나와있는데 상이한 부분이 있어서 상임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현실적으로 30일까지 처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생통보제부터 먼저 처리하고,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부의 여부에 대한 표결과 이태원참사특별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 대변인은 "180명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과 뜻을 같이 하는 정의당·무소속 의원들께서 함께해 주시면 잘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