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26일 야권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해양 생태계가 오염되고,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등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데 대해 ‘비과학적 태도’, ‘정치적 수사’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일본이 조만간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인 가운데 국민적 반대 여론이 높자 정부는 잇따라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반복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는 모양새입니다. 

 

박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에서 진행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민주당·정의당·진보당 등 야권을 향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소문과 괴담은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며 “과학을 무시한 채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는 감성적인 논리와 정치적 수사를 앞세우는 논쟁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조만간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인 가운데 야권에서는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에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선 물질인 삼중수소 등이 인체로 들어왔을 때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점, 해양 생태계가 오염된다는 점 등을 우려해 왔습니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기 위한 단식, 태평양 도서국에 국제연대 촉구 서한 발송 등 구체적인 행동도 나섰습니다.

 

반면, 정부여당에서는 야권이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오염수를 먹을 수 있다’고 잇따라 발언하고 나섰습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 회장도 “(오염수 10ℓ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 62만 베크럴(㏃)을 섭취하면 예탁선량은 0.011밀리시버트(m㏜)”라며 오염수 약 10ℓ를 마시면 X-레이 1번 찍는 수준으로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염수를 마시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입니다. 

 

또 백 회장은 삼중수소와 관련해서도 “2021년 4월 기준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총량은 125만톤이었고 삼중수소 총량은 780조 베크럴”이라며 “질량으로 환산하면 2.2g이고, 삼중수소가 든 물만 전부 모아보면 15cc”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백 회장은 “플루토늄이나 삼중수소 등 그 존재 자체에 유해 여부가 결정되는 게 아니다. 얼마나 많은 양에 노출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우리는 (오염수를) 방류시키기 전 상태가 어떤지만 제대로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