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다음달 총파업(하투, 여름철 노동계 투쟁)을 예고하면서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탱크로리 지부가 파업에 가세하면 주유소의 기름 품절 사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3일부터 15일까지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에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등이 동참할 예정입니다. 3일 서비스 연맹 파업, 8일 공무원 노조 총파업, 12일 금속노조 총파업을 거쳐 13일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등이 참여하는 파업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노조법 2·3조개정(노란봉투법 입법) △노조 탄압·노동 개악 저지 등을 총파업 기조·목표로 내걸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파업에 참여한 유조차 옆으로 유조차가 운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정유사들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탱크로리 지부가 집단 운송을 거부한다면 석유제품 '품절'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앞서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탱크로리 지부는 안전운임제 폐지와 차종·품목 확대, 정유사별 운송단가 협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바 있습니다. 당시 석유제품 수송을 담당하는 탱크로리지부 소속 900여대가 파업에 동참해 기름 대란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화물연대 탱크로리 지부가 더 커졌다는 점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10% 수준에 불과했었는데 가입률이 불과 5개월 만에 7배나 증가한 것입니다. 화물 업계 관계자는 "작년 안전운임제 폐지 관련 총파업으로 화물연대 가입률이 70%대를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 화물연대 탱크로리 지부의 큰 움직임은 없지만, 정유사들은 기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작년말에는 난방에 필요한 석유 공급이 문제였다면 이번 총파업은 여름 휴가철 기름 품절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부분이다. 예의주시 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유가 표시판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스)
안전운임제가 여전히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점도 총파업 불씨로 작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과로, 과속, 과적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운송료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화물연대측은 안전운임제 일몰을 반대해왔지만 결국 지난해 일몰됐습니다.
이후 안전운임제 유효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처리됐지만, 아직 법사위에 남아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