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서 운동권 출신 함운경씨가 특강을 하고 있다. 현재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함씨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가 임박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당의 여론전에도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향한 우려를 ‘과학적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규정한 정부에 이어 한일 정부 모두에 비판을 가하는 야당을 겨냥한 여당의 공세도 강해지는 모습입니다.
'86그룹' 횟집사장 함운경 "오염수 반대=반일 민족주의"
1980년대 운동권 세대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함운경씨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세미나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강연을 했습니다. 함씨는 이날 “12년 전 지금보다 1만배 더 많은 방사능이 사고로 누출됐고 대한민국 해안가 주변에서 계속 방사능을 측정했는데 의미 있는 변화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1만분의 1을 30년간 쪼개서 내보낸다는데 그것 때문에 이 난리를 치고 있다”며 “이 싸움은 과학과 괴담의 싸움이기도 하고 더 크게는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 자유를 위한 동맹을 지키는 싸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자유를 위한 동맹을 지키는 싸움이기 때문에 저는 물러설 수 없는 것이고, 남은 필생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주장하며 대정부 비판에 나선 야권의 행보를 ‘괴담과의 싸움’이라고 비판한 겁니다.
IAEA 최종 보고서 '내달 4일'…운명의 일주일
서울대 물리학과 82학번 출신인 함씨는 1985년 삼민투 공동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당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하는 등 대미강경파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86그룹 운동권이라는 족적을 지닌 동시에 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에도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겁니다. 여당이 이런 함씨를 연사로 부른 것은 대야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TF’도 윤재옥 원내대표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자리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여론전의 수위를 더했습니다. 성일종 TF 단장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살리기 위해 괴담으로 어민을 죽이고 있다”며 “원내 제1당이 ‘우리 어민 죽이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모양새”라고 비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결정이 나오면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설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검사를 실시한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자 다음 달 4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