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니공장·안성 공사장 잇단 사고…"중대처벌 무색, 심사숙고해야"

8월 대형 건설현장서 사망사고 3건 발생
2분기 건설사고 사망 63명…전년비 11명↑
산업현장 안전망 '흔들'…중대처벌 고삐죄야

입력 : 2023-08-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또다시 SPC계열 샤니의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중상 사고가 발생한데다, 경기 안성 공사현장의 붕괴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산업현장의 안전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산업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보다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삐를 죄야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9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중대법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 조사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건설사고 사망자는 63명에 이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1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3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허벅지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은 바 있습니다. DL이앤씨가 시공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일 포스코이앤씨의 인천 송도 주상복합 신축현장에서도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9일 기성건설이 안성에서 진행 중인 폴리프라자 신축공사에서도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SPC계열 샤니 제빵공장의 반죽 기계에 끼어 노동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는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9일 발생한 안성 붕괴 사고.(사진=뉴시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중대재해 사망 건수가 늘어나고 큰 사고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며 "현실의 문제 진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업 자율적인 관리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한다면 중대채해처벌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서는 강한 규제가 효과 없으니 완화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기업들에 강한 시그널을 주도록 사망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수사하거나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엄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도입하기 전에는 사업장에서 오너들이 산재가 발생해도 부담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산업현장의 안전에 대해 부담을 갖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발생하는 산재들을 보면 높은 데서 떨어지거나 기계 등에 끼이는 사고가 많다"며 "상식적으로 예방조치를 제대로 하면 막을 수 있는 부분들인데 이런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산재예방 의무를 다하도록 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가 '중대법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 도입 이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주들이 '솜방망이'로 인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재희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삼성이나 포스코 같은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들이 노동자들의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면서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시간이 흘러 산업현장의 긴장감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져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토교통부의 건설사 사망재해 통계를 봐도 올해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사진은 끼임사고가 발생한 SPC 그룹 평택 공.(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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