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주식시장에서도 상징적 효과조차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전날 우리금융 주식 1만주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지난 3월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으로 이번에 사들인 주식은 1억1880만원 규모입니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경영과 적극적인 주가 부양 의지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전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나 경영진이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해 주식의 유통 물량을 줄여 주기 때문에 대개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이해됩니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때는 총 발행주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기때문에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사재를 털어 매입한 자사주는 대부분 퇴임과 동시에 전량 매각 처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여주기식일 뿐 실제 주주가체 제고 효과는 없다는 뜻입니다. 임 회장 역시 주식 소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사주 등을 통해 자사주를 보유한 임직원들은 퇴직 후에도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믿고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자사주 소각 계획은 별도로 없고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임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날 우리금융 종가는 1만1950원으로 전날 종가와 같은 가격에 장을 마치는 등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투자 측면에서는 적절한 저점매수였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해 4월 16000까지 오른 이후 27% 가량 빠졌는데요.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으로
KB금융(105560)(22조원),
신한지주(055550)(18조원),
하나금융지주(086790)(11.8조원) 등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29배로 가장 낮습니다.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이후 배당주를 매수할 시점이라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들의 수급이 몰리는 상황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