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화오션, '음향수조' 공개…방산 기술력 자신감

한화오션 시흥 R&D캠퍼스, 방산·조선업 기술개발 산실
업계 내 최초 'LBTS' 설비, 친환경 연료·추진 체계 검증
2030년 내 '자율운항선박' 최고 단계 기술력 확보 총력

입력 : 2023-09-18 오후 3:01:2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오션(042660)은 국내 최고의 방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한화오션만이 보유한 국내 조선업계 유일의 '음향수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찾은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캠퍼스 내 음향수조 설비를 보니, 커다란 수영장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공간에 들어서자 한화오션 관계자는 "음향수조에서 함정들이 바다에서 움직일 때 수중방사소음을 내는데 그 소리를 최소화해 적으로부터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설비"라며 "얼핏 보기엔 수영장이나 수족관 등의 외형과는 달리 생명과 직결된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음향수조(Acoustic Water Tank)란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해 대상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방산 분야 전문 연구시설을 말합니다. 이 수조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 실제 환경을 대신해 원하는 수중 환경을 만든 뒤 음파의 전파와 반사, 산란, 회절, 굴절 등 특성을 분석해 군사, 비군사적 연구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 중에서 한화오션만 유일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이 수조의 길이는 25m, 폭은 15m, 깊이는 10m입니다. 수심은 평소 8.5m 정도의 수심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앞 수심과 동일합니다. 물의 양은 가정용 욕구 1만개 용량에 육박하며 이 물을 빼고 다시 넣는 시간만해도 3~4일 정도가 소요될 정도로 거대한 크기입니다. 한화오션은 함정의 수중방사소음을 저감하기 위한 연구를 포함해 음향 특성에 관한 제반 주요 연구에 이 설비를 활용중입니다.
 
한화오션은 이 수조로 수상함의 수중 방사소음 저감 기술 '마스커 에어 시스템(Masker-Air System)' 개발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는 적으로부터 함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공기분사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설비가 가동되면 주변에 공기방울이 형성되는데 쉽게 말해 선체에 에어커튼(Air-Curtain)을 만들어 함정의 소음을 줄이는 겁니다. 
 
특히 이 기술은 잠수함에서 효력을 크게 발휘합니다. 잠수함 소음이 커질수록 적에게 발각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화오션은 잠수함 배관 내부의 유체 흐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저감하기 위해 유체 소음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잠수함 내부 흡차음재 개발을 위한 음향 특성 분석을 통해 공기음으로 인한 수중방사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합니다.
 
한화오션 R&D 캠퍼스 내 음향수조 설비 모습. (사진=한화오션)
 
암모니아 추진 친환경선·완전 자율운항선 기술 개발도 한창 
 
한화오션의 시흥 R&D 캠퍼스에는 향후 조선업의 핵심 기술 친환경선 개발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 선박과 함정에 탑재되는 추진시스템을 본떠 성능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 육상에 설치한 LBTS(Land Based Test Site)시험 설비가 특징입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이 LBTS 설비를 구축한 곳도 한화오션이 유일합니다.
 
한화오션은 이 설비로 친환경 선박과 함정의 추진 체계를 시험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연료 LBTS는 상용급 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와 신개념 배터리, 축발전기(SGM·Shaft Generator Motor), 암모니아 추진 등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연료 기술을 시험합니다. 
 
또 전기로 움직이는 선박과 함정의 체계를 시험하는 전동화 LBTS도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기추진 설비와 다양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Solid Oxide Fuel Cell) 제품 테스트가 가능한 연료전지 설비입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aving System) LBTS를 활용해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에 적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타입 메가와트시(MWh)급 ESS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습니다.
 
자율운항선과 같은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도 한창입니다. HS4 미디어 연구실을 가니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HS4(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라는 스마트십 플랫폼이 보였습니다. 이는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육상에서 수집, 분석하고 운항의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는 정보를 선주에게 정리해 제공합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부터는 건조하는 모든 선박에 이 플랫폼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HS4 미디어 연구실 맞은편에는 자율운항선 관제센터가 있습니다. 여기는 한화오션의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 '한비(HAN-V·Hanwha Autonomous Navigation-Vessel)'를 활용하는 등 원격으로 선박을 제어하고 상시 운영하는 시설입니다. 실제 시험선하고 유사하게 구성돼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선박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레이더와 같은 여러 센서들을 탑재했습니다. 이런 센서들을 선박의 주변 상황을 일일이 보면서 유의미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겁니다.
 
이 정보들이 하나로 융합돼 선박 주변의 장애물 또는 이와 충돌 위험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위험도를 기반으로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경로들을 새롭게 제안 해주게 됩니다.
 
관제센터에는 증강현실 기반의 자율운항선 원격관제 시스템뿐 아니라 저용량 데이터로도 원격 관제가 가능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사용 중인 해양 통신 환경에서도 대양을 항해 중인 선박을 관제할 수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이같은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꾸진히 진행해 오는 2030년까지 최고 수준 단계인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할 목표입니다. 이로써 미래 조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한화오션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모습. (사진=한화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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