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해임안도 동시 표결…'거부권' 유력

윤 대통령, 박진·이상민 이어 수용 불가…노란봉투법·방송법도 '거부권 행사'

입력 : 2023-09-20 오후 4:38:34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참석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함께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도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집니다. 다만 한 총리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것으로 보이는 일명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막힐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해임안 거부 2차례 '최다'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9월18일 박광온 의원 등 168인으로부터 국무총리 한덕수 해임건의안이 발의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이태원 참사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논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의 책임을 물어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이 나오면 가결됩니다. 현재 민주당이 167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만큼 한 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가능성은 높습니다. 다만 해임에 대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역대 현직 대통령이 국회의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는 87년 체제 이후 헌정사상 총 세 차례 있었습니다. 이 중 윤 대통령이 두 차례나 행사했습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당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 총리 해임건의마저 수용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1년4개월 임기 동안 총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과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송법'도 밀어붙일 계획입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본회의에 회부된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두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들 법안 역시 본회의에서 통과가 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권은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거부권 방침을 세웠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폭정·검찰독재 저지 총력투쟁대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 2건의 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임기를 감안하면 87년 체제 이후 역대 정부에 비해 거부권 행사 횟수가 많은 셈입니다. 5년의 임기 동안 노태우 전 대통령은 7건, 노무현 전 대통령은 6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건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간 2건 있었습니다. 전임 정부인 문재인정부에선 단 1건의 거부권 행사도 없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해당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되는데, 국회가 해당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국민의힘(111석)이 반대하는 한 다시 통과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 총리 해임건의안에 이어 노란봉투법, 방송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연이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국은 더욱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계속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 이재명', '강 대 강' 대결 구도가 내년 총선 때까지 이뤄질 것이고 싸움은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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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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