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대 태극기, 이재명 체포안 놓고 국회앞 격돌

“부결해야” 오전부터 4000여명 운집
보수단체, 확성기로 “이재명 구속” 맞불

입력 : 2023-09-21 오후 5:41:5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집회 시위를 벌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탄성을 질렀습니다. 몇몇 지지자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격앙된 이 대표 지지 시위대는 국회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경찰은 국회의사당역 1·6번 출구를 폐쇄하며 시위대의 국회 진입 저지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오전부터 이 대표 지지단체와 이에 맞선 보수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한편에는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윤석열 탄핵하라’는 손팻말을, 다른 편에는 ‘이재명·문재인 구속 수사하라’는 팻말을 들고 대치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치며 집회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친명(친이재명) 원외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은  국회 의사당대로 앞을 가득 채우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검찰독재정권 끝장내자’, ‘윤석열정권 야당탄압 저지’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습니다.
 
집회를 연 주최측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은 출범 초부터 정치검찰을 통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며 “조작 날조 수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더 이상 가만히 둘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에 맞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며 “국회는 체포동의안 부결과 함께 정권 탄핵의 기치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판의 화살이 민주당 내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다른 참석자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도 총선을 이길까말까”라며 “당원들의 손으로 이들(비명계)을 민주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21일 ‘이재명 구속’을 외치면서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현 정부 실정, 야당 탄압으로”
 
의사당대로 일대는 3개 차선을 점령한 4000여명(경찰 추산)의 집회 참여자들이 몰리면서 매우 혼잡했습니다. 더구나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이 이 대표 지지단체 바로 옆에서 ‘이재명 구속’을 외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보수단체들은 100여명이 안 되는 적은 인원이었지만 앰프 등 음향장비를 이용해 ‘이재명 구속, 김남국 구속, 윤미향 구속, 최강욱 구속’이라는 녹음 내용을 반복적으로 틀었습니다. 이 대표 지지자와 반대자 양측이 서로 음향을 계속 키우면서 집회 소리가 모두 묻히자, 서로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 지지자인 50대 이모 씨는 “윤석열정부는 줄곧 이 대표를 범죄자로 취급하며 이 대표 잡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며 “이태원 사태도 그렇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그렇고 현 정부 실정을 덮는데 야당 탄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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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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