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발 실물경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달리 확전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중동발 경제위기 파장은 예사롭지 않을 전망입니다. 특히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여파까지 가중되고 있어 저성장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이 이번주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 둘째주 주유소 휘발유의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7.7원 내려간 리터당 1788.3원, 경유는 전주 대비 3.8원 낮아진 리터랑 1696.3원으로 각각 하락했습니다.
또 10월 첫째주 기준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 역시 전주 대비 10.7원 하락한 리터당 1678.1원, 경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19.1원 상승한 리터당 1632.4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이 이번주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사진=뉴시스)
국제유가 역시 중동 불안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58달러(0.69%) 하락한 배럴당 82.9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 가격 역시 전장보다 0.18달러(0.20%) 오른 배럴당 86.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주변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당분간 국제유가의 상당한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중동 사태 악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고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아직 원유의 생산·운송에 따른 차질이 나타나지 않아서 현재까지 모습으로의 형태가 유지된다고 한다면 국제유가나 금융시장의 영향, 국제유가로 인한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태 확산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낙관할 수 없고 정부는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최근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상황입니다.
15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고유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우리 경제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장구 모습.(사진=뉴시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도 주요 악재로 꼽힙니다.
특히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는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2%포인트로 사상 최대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 역시 지난 2월부터 총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고금리 환경은 결국 우리 경제 성장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고금리 현상이 길어질 경우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내수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를 악화시킬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잿값을 밀어 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까지 이어져 국내 물가 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