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장에서는 정부의 '상저하고' 예측 실패와 역대급 세수 결손, 연구개발(R&D) 예산안 대폭 삭감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연초부터 '상저하고'를 강조하며 하반기로 갈 수록 경제 흐름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중국 경제 둔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분쟁까지 대내외적 불확실성히 상존하면서 경기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날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경제에 대해 그런 인식을 하고 있으니까 국가를 이렇게 말아먹고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지금까지 경제부총리께서 경제 전망 하신 게 맞는 게 없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며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이어 "세계가 부러워하던 튼튼했던 우리 경제가 윤석열정권 1년 반도 안 돼서 총체적인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적했습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를 상대로 질타하고 지적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할 수 없겠냐"며 "위원님이 걱정하는 부분 때문에 건전재정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가 장기저성장 구조에 와 있다고 했고 올해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친다"며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상반기에 0.9% 성장했지만 현재 상태면 하반기에는 2배 정도 할 것으로 본다"며 상저하고의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8월 산업활동동향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수출은 12개월만에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며 "3·4분기로 갈수록 좋아진다"고 답변했습니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세수 결손·상저하고 예측 실패에 대한 날선 질의를 이어갔다. 사진은 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들. (사진=뉴시스)
정부의 '역대급' 세수 결손에 대해서는 여야 양측의 날선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안팎에서는 연말까지 59조1000억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본예산 대비 오차액이 2021년에는 61조3000억, 2022년에는 52조6000억원에 이어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를 보면 59조1000억원의 오차가 나며 3년 연속 세수 오차가 났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역대급 세수 펑크에 대해 사과를 했느냐, 사과를 하시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세수 펑크 지적에 대해 추 부총리는 "상당한 규모의 세수 전망 추계 오차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적극적으로 민간 전문가도 대폭 참여시키고 전문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 등과 협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국감에서는 내년도 R&D 예산을 7조원 가량 삭감한 것에 대한 설전도 오갔습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국가부도 위기라고 하는 IMF 때도 줄이지 않았던 R&D 예산인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됐다"며 "전세계 국가들이 R&D 투자를 늘리면서 기술경쟁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R&D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2018년 이후(예산) 증가율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많은 R&D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추 부총리는 "옥석을 좀 가리면서 필요한 데 늘렸어야 되는데 많은 부분에 전방위적으로 많이 늘었다"며 "민주당 위원님들께서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R&D 성과가 낮다며 같이 지적해왔던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곳에, 도전적인데 혁신적인 그리고 전략적인 R&D는 늘리자는 큰 틀에서 재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물음에 추 부총리는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위한 큰 틀을 만드는 게 바로 재정준칙"이라며 "이에 대한 법제화는 정말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이른바 '탈중국' 노선을 밟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시장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정태호 민주당 의원 질의에 "탈중국 안 한다.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며 "서로 호혜적 입장으로 협력을 지속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겠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중국에 쏠린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 한중일 정상회의도 추진하고 있고 중국을 외면하고 등 돌릴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장에서는 정부의 '상저하고' 예측 실패와 역대급 세수 결손, 연구개발(R&D) 예산안 대폭 삭감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사진은 국감장에서 물 마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