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증권·보험·저축은행 등 비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지거나 매각 명령이 떨어진 금융사 이슈에 우리금융은 단골손님처럼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무리한 M&A가 더 큰 문제로 불거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가장 취약한 우리금융은 공격적 M&A를 공식화하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증권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사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우리금융이 거론되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상상인저축은행이 대표적입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대주주적격성 결격 사유가 발생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매각 명령을 받았는데요. 우리금융은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수도권·충청 영업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PF시장 악화와 고금리 영향 속 업황이 좋지 않은 저축은행 인수로는 유의미한 수익 개선을 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시장 반응도 냉랭한데요. 근본적으로는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 인수라는 과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년이 넘도록 적당한 매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는 증권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금융과 연결지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얘기가 나온 곳은
유진투자증권(001200)과
키움증권(039490)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유진그룹이 YTN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매각설에 휩싸였고, 키움증권의 경우 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면서 매각 얘기가 나온바 있는데요. 모두 사실 무근입니다. 증권사를 인수하더라도 수익을 내기까지는 수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나옵니다.
최근 금융권 내 M&A시장에 나온 일부 매물의 경우 자본잠식 우려가 거론될 정도로 건전성 위기에 봉착해 있는데요. 이들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 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한데 이같은 과정이 지주사가 기대하는 시너지가 아닌 건전성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는데요. 경영권 프리미엄을 40% 넘게 부여하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떠오른 바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비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무리한 인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성급한 M&A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자회사 역량을 끌어올려 비은행 부문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우리금융은 3분기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들며 또다시 체면을 구겼습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줄었는데요.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4.1%, 34.8% 감소했고, 우리종금은 무려 73.5%가 깎였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