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빠진 국민연금개혁…보험료·소득대체율 '결국 국회로'

노후소득 보장 강화 등 5개 분야 15개 추진 과제
보험료율 차등 인상 등 계획…구체적 숫자는 없어
"핵심 숫자 없어…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비판
이달 말까지 국회 제출…인상 수준 국회서 결정

입력 : 2023-10-27 오후 4:56:0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국민연금 개혁이 빠진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맹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종합운영계획이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 후 이달 말까지 국회 제출될 예정인 만큼, 국체적인 인상 수준은 국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계획안에는 노후소득 보장 강화, 세대 형평 및 국민 신뢰 제고, 재정 안정화, 기금 운용 개선, 다층노후 소득보장 정립 5대 분야, 15개 추진 과제를 담았습니다. 
 
계획안을 보면 정부는 청년세대 연금 재정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급보장 명문화'를 추진합니다.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관련 법률에 명시하는 방식입니다.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기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단계적 인상을 한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인상 방법은 국민연금 개혁과 연계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수급개시연령 조정 논의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수급개시연령 추가 조정은 은퇴 후 소득공백 확대를 감안해 추진합니다. 2023년 63세,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세 상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금수익률은 재정안정과 미래세대 부담완화를 위해 1%포인트 이상 추가 수익을 제고합니다.
 
또 사적연금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습니다. 개인연금 홍보 강화를 통해 가입·유지 확대를 유도하고, 상품 제공기관 간 경쟁 촉진으로 수익률 제고 등 운영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국민연금공단 일부 모습. (사진=뉴시스)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한 재정방식 개선도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소득보장 약화 방지를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세대별 형평성을 고려해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연령 그룹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하지만 급격한 인구변화를 감안해 적정 보험료율 검토, 전체 사회보험료 및 조세부담 등을 함께 고려한 국민부담 수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또 출산·군복무 크레딧 확대와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도 추진합니다. 출산 크레딧은 첫째 아이부터, 군 크레딧은 적용 기간을 넓혀 전체 복무를 인정해 연금을 더 주는 식입니다.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받은 뒤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합니다.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개혁 방안을 논의하게 됩니다. 
 
결국, 구체적인 모수(숫자)안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놓고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논평을 통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 핵심적인 숫자는 아무것도 없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되는 맹탕 연금개혁안"이라며 "3대 개혁으로 연금개혁을 제시했음에도 정부는 종합운영계획안에 구체적 수치를 제기하지 않으며 연금개혁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여연대 측도 "적정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에 대한 구체적 수준 제시 없이 5차 재정계산위원회의 복잡한 시나리오를 다시 나열하고 모호한 추진방향만 제시했다"며 "주민 모두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정책목표 실현을 위한 방안보다는 재정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심지어 사적연금 활성화 지원마저 언급하며 공적연금 약화 의지를 내비쳤다"고 꼬집었습니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 보장을 위한 해법과 노후 소득 보장 강화의 내용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계획안은 구체적 보장 목표조차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재정안정 논리에만 매몰된 나머지 공적연금의 역할은 약화되고,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만 제안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개혁 과정을 보면 정부가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수준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해왔는데, 제대로 된 성공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조규홍 장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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