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합병을 위한 첫 관문을 순조롭게 넘어섰습니다. 합병 이후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도 결정했습니다.
셀트리온그룹은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와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각각 진행된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사의 합병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올해 8월 합병을 결의하고 이날 개최한 각각의 주주총회에서 참석대비 찬성비율 셀트리온 97.04%, 셀트리온헬스케어 95.17%의 합병안 찬성으로 양사의 합병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합병 기일은 12월28일로,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쳐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양사간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되며,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입니다.
합병 성공 여부는 이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달렸는데요. 이날 셀트리온 지분 7.43%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안에 기권표를 행사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전체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셀트리온은 1조6405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셀트리온 이사회는 주식매수청권의 한도를 1조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주총장에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원이 넘으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해 무조건 관철시키고 주주총회를 끝내고 이사회에 가서 설득할 것"이라면서 합병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23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 모습. (사진=홍연 기자)
23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셀트리온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 이후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자사주의 소각과 추가 매입도 결정했습니다. 소각될 자사주는 230만 9813주로 약 3599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보유 자사주이며, 합병 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자사주에 대해 배정될 합병신주 수량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소각일은 합병 등기가 완료되는 2024년 1월 4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자사주 추가 매입은 셀트리온이 총 242만6161주, 취득 예정 금액 약 3450억원 규모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총 244만주, 취득 예정 금액 약 1550억원 규모입니다. 양사는 오는 24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입니다.
앞서 공식적으로 합병 찬성 의사를 밝힌 소액주주연대는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합병 후 신주 배정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소각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3가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선 개발부터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돼 이에 따른 원가경쟁력 개선을 바탕으로 신약 및 신규 모달리티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공격적인 가격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판매지역 및 시장점유율을 확장하는데 이번 합병이 큰 전환점이 된다는 전망입니다. 이와 더불어 양사가 통합하면서 거래구조가 단순해져 수익 등 재무적 기준이 명료해지면서 투명성이 제고되고 투자자 신뢰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짐펜트라의 미국 내 신약 허가에 이어 양사의 합병안도 가결되면서, 2030년 매출 12조원 달성과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이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비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추가로 내년부터 선보일 5개의 신규 파이프라인의 개발과 허가 절차도 순항 중인 만큼, 셀트리온그룹이 가진 강점에 집중해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