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7일 18: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국콜마홀딩스(024720)가 자사주 소각에 이어 무상증자 일정을 앞당기면서 주가 부양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현재 한국콜마홀딩스 오너 일가는 지분 증여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주식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 매매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가 부양을 통해 경영권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한국콜마)
자사주 소각·무상증자 등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 나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홀딩스는 당초 20일 예정돼 있던 무상증자를 11일 앞당긴 9일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한국콜마홀딩스의 무상증자 역시 주가 부양과 지난 8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자본금 축소 등을 개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는 주가 부양의 '치트키'로 인식된다.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누어 주는 만큼 주주환원 효과는 물론 기준 가격 하락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일시적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무상증자의 경우 잉여금이 쌓여 있는 회사에서만 실시할 수 있어 재무구조가 탄탄한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이로 인해 매수자가 몰리면서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는 순기능이 있다.
앞서 8월에도 한국콜마홀딩스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견인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소각했던 주식 수는 19만1959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1억원에 이른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사주 매각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사라지면서 주가 상승에 일시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주가 관리 수단으로 자주 이용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실제 주식 소각이 이뤄진 8월29일 한국콜마홀딩스 종가는 1만5640원으로 주식 소각 공시발표일인 22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소각 이후인 3일(1만5540원)부터 9월7일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11.06% 떨어진 1만3820원을 기록했다. 이어 등락을 반복하다가 10월 들어 무상증자에 대한 기준 주가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6000원대선으로 하락했다.
주가, 6000원대선으로 하락…반대매매 리스크 우려도
주가 하락으로 인해 한국콜마홀딩스는 주가 반등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경영승계에도 불안감이 돌고 있다. 앞서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에치 대표에게 지분 일부를 상속한 바 있다. 증여세 납부를 위해 윤 부회장과 윤 대표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현재 윤 부회장은 증여세 납부를 위해 12만5904주를 담보로 20억원 대출을 받은 것 외에도 170억원을, 윤 대표 역시 120억원 가량을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윤 대표의 주식 담보 계약은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149만4200주와 통합담보로 체결됐다. 이외에도 윤 회장의 사위이자 윤 대표의 남편인 이현수씨가 42억원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담보유지비율이다. 이는 주가 하락을 대비해 상당액 이상으로 담보를 유지하도록 정해진 비율로, 윤 부회장의 담보유지비율은 110~200%, 윤 대표는 110%, 이씨은 200%로 책정됐다. 즉, 담보로 맡긴 주식 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보다 높아야 하고, 주식 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보다 낮으면 증권사는 부족한 담보금액의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는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주식반대매매에 들어갈 수 있다.
이에 최근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반대매매 리스크는 물론 경영 승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이번 무상증자가 경영승계를 위한 반대매매 리스크 해소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번 무상증자는 단지 주주가치 상승과 주주환원을 위한 정책"이라며 반대매매 리스크에 대해서는 오너 개인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3년간 주주가치 제고 본격화…자회사 실적 기대감 '쑥'
이외에도 한국콜마홀딩스는 연내 50% 이상 무상증자를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2025년까지 3년 동안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금 배당 정책도 추진한다. 한국콜마홀딩스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일회성 비경상 이익을 제외한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배당을 위해 배당액은 전년의 30% 이내에서 가감해 지급하며, 분기 배당도 실시한다.
한국콜마홀딩스의 배당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2020년 보통주 1주당 205원(시가 배당률 0.81%), 2021년 245원(1.25%), 2022년 300원(1.85%)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자사주 총 50억 원을 취득해 누적 발행주식의 3% 이내에서 자사주를 분할 소각한다는 방침도 피력했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자사주 소각 등 강도 높은 주가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주가 하락을 이어온 만큼 자회사 등의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콜마홀딩스의 경우 지난 2020년 매출액 675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6740억원, 2022년 6499억원으로 최근 3개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역시 32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403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였다. 2020년 1575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2021년 884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 33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23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361억원)대비 재차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해외사업 실적이 악화되면서다.
다만 HK이노엔 등 자회사 실적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홀딩스의 주가도 연쇄적인 개선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HK이노엔은 매출액은 38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310억원)대비 9.6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19억원에서 210억원으로 4.11% 떨어졌다. 내년부터는 케이팹 파트너스 수수료율 18%포인트 개선, 중국 매출 로열티 증가, 해외 수출 증가 등으로 인해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에는 케이켑 재계약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고성장, 수액제 성장, 케이캡의 유럽 파트너선정, 미국 FDA 품목승인 신청(추정) 등 호재가 많다"라며 "HK이노엔에게 최고의 해가 될 전망으로 기업가치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라며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 등 자회사 실적도 성장하고 있어 이들 자회사의 영향을 받는 홀딩스의 실적 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