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중동발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폭의 충격파가 우리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 상승은 물론 화학, 1차 금속, 석유정제산업 전반에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대체 에너지나 재생에너지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연구개발(R&D)이 확대돼야한다는 조언입니다.
산업연구원이 8일 발표한 '이·팔 전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 가능성과 국내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국이 아닌 탓에 유가 상승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이란이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면 국제유가가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8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동사태에 이란이 참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표는 전쟁 확산 시나리오별 국제유가 변동폭.(표=뉴스토마토)
특히 이·팔 사태의 전개 상황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가 분석됐습니다.
우선 가지지구 내 전쟁이 종료될 경우 유가 변동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레바논과 시리아가 가담하는 국지적 확산으로 전개될 경우 유가는 기존 대비 8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해 이란이 직접 개입할 경우 국제유가는 150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와 세계은행(WB)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가 흐름을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은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기업의 비용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한 충격파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유가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영향을 받는 화학산업, 1차 금속산업, 석유정제산업 분야에 높은 비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소라 산업연 동향·통계분석본부 동향분석실 부연구위원은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국제유가 변화에 취약한 산업구조로 돼 있어 유가 변화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유가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원유 관세 인하, 정부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등 국내 유가 안정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가 상승 시 비용 상승이 동반되는 화학, 1차 금속, 석유 정제산업에 추가적 정책지원을 통하여 충격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해당 산업의 비용 상승은 타 산업의 비용으로 전가되기도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중장기적으로 수입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무엇보다 수입선 다변화가 어려운 원유 특성상 대체 에너지나 재생에너지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R&D 확대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소라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연구는 민간 차원에서도 이뤄지겠지만, 경제 전체로의 외부효과를 고려해 정부의 적절한 지원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대체·재생 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