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조 출신들이 금속노조도 장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약 10년가량 금속노조 위원장을 현대차지부 출신들이 맡고 있는데요. 현대차지부가 금속노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파업 등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13기 금속노조 새 위원장에 장창열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장 당선자는 금속노조 6기 대외협력실장과 현대자동차지부 교육위원·현장조직위원·미래변화대응TFT 1팀장을 역임했습니다. 임기는 2년입니다.
이번 장 당선자가 금속노조 위원장이 되면서 약 10년가량을 현대차지부 출신들이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10, 11기 김호규 위원장과 12기 윤장혁 위원장 등도 현대차지부 출신입니다.
지난 8월 23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 노조는 산업별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현대차 지부 형태로 운영됩니다. 금속노조 내에는 자동차와 선박, 중장비, 철강, 엔진 등 금속 산업과 유리, 반도체, 전자제품, 가전제품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산업별 노동조합이 모여있습니다. 산업별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하청업체 가릴 것 없이 금속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노동자라면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지부 출신이 금속노조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조합원이 4만5000여명에 달하고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새로운 노조 지도부가 들어서고 지도부에서 투쟁 계획을 세우더라도 현대차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지난 7월 금속노조의 총파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이후 5년만에 동참한 것인데요. 5월 총파업엔 불참했으나 7월 총파업 투쟁에는 선봉에 섰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 최대 수출산업으로 떠오른 자동차 산업이 파업이라는 악재에 발목을 잡히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또한 현대차 노조 간부 출신이 정·관계 진출도 잇따랐습니다. 특히 현대차 울산공장이 있는 북구에서는 현대차 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계의 전폭적 지원으로 현대차 노조 출신 국회의원, 구청장, 지방의원이 많이 배출됐습니다. 국회 내 최다선이자 유일한 6선 의원이었던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입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5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총파업대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