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반도체 생산'…두 자릿수 '희비'

10월 반도체 생산 전월비 11.4% 감소
"반도체 저점 통과 중"…올해 부진 여전
중국 경제지표 개선돼야…매출 전략·R&D 투자 고심

입력 : 2023-11-30 오후 4:41:53
[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지난달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생산이 3년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이 중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반도체 생산이 또 다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희비만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내년도 성장률과 반도체 업황이 직결된 만큼, 내년 회복세를 기다려야하는 형국에 놓였다는 진단입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의 감소 폭이 2020년 4월(1.8%) 이후 4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1.4%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3.5%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 8월 13.5%, 9월 12.8% 등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오다 다시 두 자릿수로 주저앉았습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은 반도체 생산 증감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수출 측면에서입니다. 그러나 반색할만한 생산 회복까지는 내년 수요 회복에 달린 기류가 역력합니다.
 
국내 반도체 생산이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팽배합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내년도 성장률에 반도체 업황이 달려있는 것은 단기적으로 맞다. 상저하고라는 입장을 취해왔던 당국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반도체 생산이 일부 개선된 것은 맞으나 회복세로 확인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소비 등 다른 부분에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출 부진을 겪었다. 공급이 과잉돼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며 "과잉 공급된 물량들은 실적 악화에 영향을 주니 이를 회복시키고자 자체적으로 조절을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 반도체 시장이 완연히 회복됐다고 이야기 할 순 없다"며 "수출이 더욱 늘어나야 하는 상황인데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도소매 등 시장 업황이 좋지 않아 생산이 감소한 것"이라며 "국제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소규모 반도체 수요자가 아닌 애플, 인텔 등 큰 기업을 상대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반도체를 대량 소비하는 기업에 대한 매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시장이 어려울 때일수록 기술개발(R&D)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으니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반도체 기업들이 부지·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설비투자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반도체대전2023(SEDEX)'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김소희·이민우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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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