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중국발 요소수 우려와 관련해 대체 수입국가와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나 안정적 도입선 확보가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위기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땜질식 처방보다 원료 수급 문제를 풀 수 있는 장기적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4일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정부·업계 합동의 요소 공급망 대응회의'를 열고 정부와 관련 업계가 차량용 요소의 수급 안정화를 위한 공공비축 확대와 대체 수입국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시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에 통관이 막힌 차량용 요소는 요소수를 만드는 원료입니다. 요소수는 경유(디젤) 자동차에 연료와 별도로 주입하는 필수 액체로 자동차에서 나오는 유해한 질소 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해 매연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중국 세관은 한국으로 보내기로 한 요소 통관을 보류했다. 사진은 화물차 운전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용 요소 수입량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탓에 지난 2021년 중국이 요소에 대한 수출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수출 제한을 가하면서 국내 요소수 대란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당시 요소수 부족 사태로 화물차까지 멈춰서는 등 우리 경제의 혈관인 물류망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혔습니다.
문제는 불과 2년 전 중국발 요소수 대란을 겪었지만, 중국의 요소 의존도는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요소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71%에서 지난해 67%로 떨어진 후 올해 다시 90%대로 치솟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요소 의존도가 높아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현행 정부는 민간 재고와 정부 비축 등 국내 요소의 비축 물량 3개월분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는 차량용 요소 및 요소수 국내 재고를 포함해 베트남·일본 등 중국 외 국가로부터 수입 예정분을 합친 물량입니다.
이번 수출 통관 지연 사태는 정치적 배경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남호 산업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여러 채널을 거쳐 확인한 결과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중국 내부적으로 요소 수요가 긴장돼 통관 지연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기술적·정치적 문제가 아닌 원료 수급 문제인 만큼, 안정적 도입선 확보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겁니다.
신현돈 인하대 교수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자원 미보유국인 한국에서는 국민의 삶과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공급과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자원개발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한 탐사·생산광구 참여사업의 다각화와 안정적 도입선 확보를 위한 전략 등 정부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기 체결한 계약 물량이 예정대로 도입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업계의 수입선 다변화 지원, 차량용 요소 정부비축 제고 등 국내 수요물량의 차질없는 확보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중국 세관은 한국으로 보내기로 한 요소 통관을 보류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주유소.(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