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단기간 무자료 유류와 가짜 석유를 팔아치운 뒤 폐업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이른바 '먹튀 주유소'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국세청은 지난 9월부터 먹튀 주유소 등 35개 유류 업체를 조사하는 등 304억원 상당 무자료 유류와 44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국세청 조사내용을 보면 지난 9월부터 먹튀 주유소 등 35개 유류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04억원 상당 무자료 유류, 44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적발했습니다. 먹튀 주유소 4곳에 대해서는 조세 채권 확보를 위해 유류 127킬로리터(㎘)를 현장에서 처음 압류했습니다. 이는 탱크로리 6대 분량으로 시가 2억원 상당입니다.

 

이번 조사는 석유관리원, 석유 관련 협회, 4대 정유사 등으로 구성된 불법 유류 대응 태스크포스(TF) 자문과 국세청 자체 수집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먹튀 주유소는 개·폐업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빼돌리고 세금도 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로 나타났습니다.

 

국세청은 최근 5년간 400건의 먹튀 주유소 사례를 적발해 786억원의 세금을 부과했지만, 무단 폐업한 곳이 많아 징수 실적은 3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번 사례를 보면 교도소에서 서로 알게 된 A씨와 B씨는 바지 사장을 앞세워 석유 판매대리점과 19개의 먹튀 주유소를 세웠습니다.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약 1년간 자동차용 경유와 무자료 선박유, 등유를 섞어 44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제조해 차량용 경유로 속여 팔았습니다. 또 적발에 대비해 일당에게 도피자금 1억원을 챙겨주고 대신 처벌 받을 사람을 포섭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먹튀 주유소 운영자 C씨는 같은 장소에서 타인 명의로 주유소를 반복 운영하면서 68억원의 매출을 누락했습니다. 54억원 상당의 석유 등을 매입하면서 세무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업자 명의는 노숙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약 월 120만원을 주고 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세청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먹튀 혐의가 짙은 신규 주유소 10곳에 대해서는 명의 위장, 무자료 거래 등을 확인한 뒤 즉시 폐쇄 조치했습니다.